2014 I서울 세계수학자대회(CM) 성황리 폐막

      2014.08.21 15:00   수정 : 2014.10.23 21:43기사원문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 후발국에 꿈과 희망을'이라는 주제로 지난 13일부터 9일간 총 122개국 5200명이 참가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가 21일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첫 여성 필즈상 수상자와 제 3세계 박사학위 수상자 배출하면서 진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지원 확대·수학 대중화 강화 등으로 역대 어떤 대회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발도상국 수학발전에 대한 메나오(MENAO·Mathematics in Emerging Nations: Achievement and Opportunities)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연구장학금을 제정하는 등 개발도상국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제수학연맹(IMU)잉그리드 도브시 회장은 "한국조직위가 나눔프로그램으로 개도국수학자 1000명을 초청하는 이니셔티브를 제공했다"며 "덕분에 유네스코 등이 참여하는 등 개도국 지원을 위한 국제적인 논의장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ICM은 대중과 수학의 거리를 좁히는데 기여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열린 이번 서울 ICM은 수학을 즐기는 문화를 형성하는 발판이 될수 있도록 대회 사상 처음으로 수학대중화 프로그램을 운영, 별도로 일반인 참가접수를 받아 대중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르네상스 테크널러지 짐사이먼스 명예회장과 같은 세계적 석학들의 대중강연, 프로기사와 수학자와의 다면기 대국이 펼쳐진 바둑 이벤트, 필즈상 수상자가 진행하는 수학 관련 영화 상영회, 3차원 수학영상체험 전시회 등에 학생, 교사, 학부모 등 2만여명이 참가해 대회장 곳곳이 사람들로 가득해 성황을 이뤘다.

한편, 이번 ICM은 국내 수학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남겼다.
먼저 우리나라 수학이 4년뒤 최고등급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국인 최초로 고등과학원 황준묵 교수가 기조강연자로 선정돼 국내 수학계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으며 황 교수 외에도 5명의 한국 수학자가 초청강연을 펼쳤다. 기조·초청 강연자는 국제수학연맹(IMU)이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은 수학자가운데 직접 선정하기 때문에 그 나라 수학 수준의 척도로 인식된다.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인 포스텍 박형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재 수학의 질적인 변화 초입에 와 있다고 보면 된다"며 "중국이 2002년 베이징 대회 이후 5군으로 올라선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서울대회가 우리나라 5군 진입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MU 회원기관인 대한수학회는 2018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IMU 1군 승격 신청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조만간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실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계 최고의 수학 실력을 보유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IMU 5군 국가는 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러시아·일본 등 선진 8개국(G8)과 중국·이스라엘 등 10개국이다. 우리나라는 1981년 1군으로 가입한 뒤 1993년 2군에 진입, 2007년에는 4군으로 올라섰다.

대한수학회 김명환 회장은 "우리 수학계는 이번 대회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수학 최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학강국으로 도약하기에 앞서 기존의 수학 연구와 교육 방식의 재고가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수학 연구수준이 굉장히 훌륭하기 때문에 한국인 필즈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밝힌 IMU 도브시 회장은 "다만 한국에 있는 많은 영특한 학생 조차도 수학을 싫어하고 포기하는 상황은 수학과 교육계 모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세계적 수학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연구분야에서 평가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이번 필즈상 수상자인 아르투르 아빌라 석학연구원이 브라질에서 나고자라 박사학위까지 받아 브라질 토종수학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는 반면, 우리나라 최초 세계수학자대회 기조 강연자인 황 교수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비롯, 초청 강연자인 고등과학원 김범식 교수, 서울대 강석진·이기암·하승열 교수, 연세대 김병한 교수 모두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에 황준묵 교수는 "진정한 수학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교육받아 국내에서 연구하는 세계적인 수학자가 나와야 한다"지적한바 있다.
국내 수학계는 "취업이나 승진을 이유로 쉬운 연구주제를 잡아왔던 연구풍토가 한국 수학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며 연구에 실패하더라도 불이익이 없는 평가환경 조성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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