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 ‘인천 팔미도등대’
2014.09.03 17:12
수정 : 2014.09.03 17:12기사원문
【 소청도(인천)=윤경현 기자】 우리나라의 등대 역사는 인천해양항만청 소속 팔미도등대부터 시작됐다. 인천에서 약 14㎞ 거리에 있는 팔미도등대는 지난 1903년 6월 90W짜리 석유등에 첫 불을 밝힌 이후 110년이 넘도록 서해의 밤 바다를 비추고 있다.
사실 팔미도등대는 1800년대 말 우리 땅을 엿보던 서구 열강들의 욕심에 의해 세워졌다. 당시 한양(서울)으로 가기 위해 앞다퉈 배를 몰고 와서는 인천을 선점하려 했다. 특히 일본은 1883년에 맺은 '조일통상장정'을 근거로 1901년부터 등대 건설을 강요했다. 우리 앞바다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 배들이 암초에 부딪히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조선)는 1902년 해관등대국을 설치하고 그해 5월부터 팔미도등대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1903년 12월 경북 포항 호미곶, 이듬해 4월에는 인천 부도에 등대가 각각 들어섰고 전남 여수 거문도(1905년 4월), 경남 통영 홍도·제주 우도·울산 울기(1906년 3월), 부산 영도(1906년 12월), 충남 태안 옹도(1907년 1월) 등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연이어 등대가 설치됐다. 현재 전국에는 24개의 등대가 있다.
우리 바다의 최남단을 비추는 마라도등대(1915년 3월)를 비롯해 동쪽 끝은 독도등대(1998년 12월), 서쪽 끝은 격렬비도등대(1909년 6월), 서해 최북단은 소청도등대(1908년 1월), 동해 최북단은 대진등대(1993년 4월)가 비추고 있다.
이 가운데 팔미도등대는 한국전쟁 때는 불리한 전세를 일거에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유엔군사령관이던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1950년 9월 15일 '등대에 불을 밝히라'는 명령을 미국 켈로(KLO)부대(대북첩보부대)에 내렸다. 등대 불빛을 신호로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한다는 작전이었다. 6명의 특공대원은 사투 끝에 섬에 상륙해 약속된 시간에 등대의 불을 밝혔고 인천상륙작전은 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