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자취 감춘 레드벨벳, 녹녹치 않은 SM ‘구원투수’의 길
2014.10.24 14:24
수정 : 2014.10.24 14:24기사원문
신예 레드벨벳이 SM엔터테인먼트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국내 최정상의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올해 따라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맞이했다. ‘국민 걸그룹’ 소녀시대는 멤버들의 연이은 열애설도 모자라 멤버 제시카가 7년 간 정들었던 그룹에서 탈퇴했고 동생 걸그룹인 에프엑스의 설리 역시 다이나믹듀오 최자와의 열애설 의혹에 시달리다 끝내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지했다.
더욱이 새롭게 SM의 간판 그룹으로 떠오른 엑소는 중국 멤버 크리스에 이어 루한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사실상 팀에서 이탈한 상태고 최근에는 그룹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가 배우 서예지와 열애설에 휩싸이며 치렀다.
그간의 쌓여온 연륜 만큼 SM은 큰 혼란 없이 모든 사태를 정리해가고 있지만 국내 최고의 연예기획사라는 타이틀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는 지금, SM의 차세대 주자로 나선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에프엑스가 새 앨범 ‘레드 라이트(Red Light)’로 한창 활동하던 도중 멤버 설리가 돌연 연예계 잠정 활동중단을 선언한 지난 여름, 레드벨벳은 홀연히 나타나 데뷔 소식을 알렸다. 물론 SM 루키즈 등을 통해 이들의 활동이 예고되긴 했지만 ‘SM 신인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감안할 때, 이렇다 할 대형프로모션이나 홍보가 없었던 레드벨벳의 등장은 그야말로 기습적이었다.
그럼에도 데뷔 스코어는 성공적이었다. 데뷔곡 ‘행복(Happyness)’는 공개 직후 국내 각종 음악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또한 주황(슬기), 핑크(아이린), 파랑(웬디), 초록(조이) 등 마치 ‘명찰’ 같이 각 멤버별로 차별화를 둔 헤어컬러는 레드벨벳만의 톡톡 튀는 개성을 표현하는 데 일조했으며 작은 키에 여동생 같은 친근함은 금세 수많은 삼촌 팬들을 불러 모으며 승승장구 했다.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루면서 당초 후속활동 계획이 없었던 레드벨벳은 약 2개월 만인 지난 13일 두 번째 싱글 ‘Be Natural’을 발표하며 가을 활동을 시작했다.
걸그룹 S.E.S가 지난 2000년 발표한 4집 ‘A LETTER FROM GREENLAND’에 수록된 ‘Be Natural’은 14년이 지난 후 레드벨벳 버전으로 리메이크된 것. 데뷔 무대 ‘행복’에서 풋풋한 소녀의 모습을 보였던 레드벨벳은 이번 활동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매력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두 번째 활동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적지 않게 갈리고 있는 ‘Be Natural’은 24일 오후 현재, 국내 대부분 음악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갔다.
이는 서태지, 비스트, 에픽하이, 김동률 등 굵직한 선배들의 컴백이 어느 정도 여파를 끼쳤을 뿐더러 음원 발매 일주일가량 만에 차트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것은 ‘Be Natural’이 대중들은 물론, 팬들의 입맛까지도 사로잡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데뷔 무대만큼 중요한 후속 활동에서의 저조한 성적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레드벨벳은 SM이 2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아이돌 그룹이자 에프엑스 이후 약 5년 만에 등장한 걸그룹 만큼 기대치가 상당할 터.
선배들이 활동하던 시대와 현재의 가요계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범람하고 있고, 걸그룹 시장 역시 시도하지 않은 콘셉트가 없을 정도로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인 만큼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 레드벨벳은 풀기 어려운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막 데뷔 3개월 차 레드벨벳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평가고 시련일 수 있다. 하지만 ‘SM 신인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이 성공만이 약속된 ‘보증수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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