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개 지역구 조정 대상.. 부산·인천 등은 추가 필요

      2014.10.30 16:54   수정 : 2014.10.31 00:02기사원문

헌법재판소가 30일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당장 20대 총선 지역구 개편을 둘러싼 선거구획 논쟁이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선거구 재구성에 따라 여당과 야당의 이해득실도 달라지는 데다 차기 대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헌재가 이날 각 국회의원 선거구 사이의 인구편차가 2대 1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선거구제 개편의 기본 원칙을 규정한 것이어서 이 밖에 국회의원 숫자 재조정 및 비례대표수 변동 및 중대선거구제와 석패율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논의까지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구성·표 등가성'이 원인

선거구 획정 규정이 변경된 배경은 대한민국의 인구증가와 인구 이동에 따른 지역별 인구 편차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사회적 인구 특성이 변하면서 표의 등가성 문제와 시·도별 대표성 문제가 벌어진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 국회 선거구의 한 표의 영향력이 지역구마다 다르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헌재에 따르면 최대 선거구인 인천 서구강화군갑의 경우 유권자가 34만7611명인 데 반해 최소 선거구인 경북 영천시의 경우 10만622명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양 선거구를 비교하면 형식적으론 유권자가 같은 한 표를 행사하지만 영천의 한 표는 인천 서구강화군갑보다 3배의 가치를 갖는 셈이다.

이와 맞물려 시·도별 의석수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도별 인구에 따른 의석수 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충청권 전체 인구는 세종시 출범 등과 맞물려 최근 몇 년 새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호남권 인구보다 늘었지만 오히려 의석수는 5석이 적기 때문이다.

■지역구 통폐합 주요 지역구는?

헌재의 이날 '2대 1' 기준에 따라 전국 지역구 조정 작업이 요동을 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제시한 헌재결정에 따른 인구기준 불부합 선거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62개 지역구가 상·하한선을 넘어 조정대상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당장 추가 신설이 필요한 지역으로 총 9개 지역을 꼽았다. 나머지 지역 중에서는 상·하한선을 넘어가지만 자치구·시·군 안에서 경계조정을 실시하고 구체적인 획정방법에 따라 존속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만큼 정치권의 협상과정에서 지역구 변동폭이 요동을 칠 것이란 설명이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헌재 결정 기준으로 상·하한선을 벗어나는 지역구는 총 56개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이 숫자 역시 조정대상일 뿐이며 신설되거나 폐지돼야 한다는 건 아니다.

구체적으로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전체 48개 선거구 가운데 인구상한 초과 선거구는 은평구을, 강남구갑, 강서구갑으로 3곳이다. 인구 하한 미달 선거구는 성동구을, 중구 2곳이다. 이 가운데 강남구와 강서구의 경우 전체 인구수를 감안해 선거구 신설이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은평구, 성동구는 경계 조정으로 헌재 기준 충족이 가능하다. 부산은 해운대구기장군갑, 인천은 부평구와 서구강화군이 전체 인구수에 따라 새롭게 선거구를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는 수원, 용인, 남양주가 선거구를 신설해야 하며 충남 천안도 전체 인구를 감안해 선거구가 추가로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꼽혔다.

■제도개선 과정 첩첩산중

문제는 이번 헌법불합치에 따라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표의 등가성 원칙만을 잣대로 댈 경우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선거구역 폐지 혹은 흡수통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단순히 '인구편차 2대 1'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각종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의 인구가 예전에 비해 늘어나고 있는 데다 19대 국회부터 재외국민 선거까지 실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전체적인 의원정수를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적정 국회의원 정수를 360∼380명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비례대표 비율 문제도 덩달아 논의 대상에 떠오를 수 있다.
적정한 지역구와 비례대표 비율과 관련해 비례대표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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