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원자력 발전 기여해야
2014.11.16 18:07
수정 : 2014.11.16 18:07기사원문
지난 1978년 고리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한 이후 원자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다만 대부분의 원자력 기술이 다른 나라가 개발을 한 것이라 아쉽다. 그간 세계 원자력으로부터 큰 혜택을 입었듯이 이제는 우리도 전 세계 인류를 위해 기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원자력이 세계에 공헌할 수 분야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방사능을 이용한 의료분야다. 최근 첨단 의학에 사용되는 진단과 치료 장비는 대부분이 원자력 기술이다. 지이(GE)나 지멘스 등 원자력 발전에 몰두하던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제는 의료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도 이 분야에 연구비를 투자해 인류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진단 및 치료 기술을 국제원자력기구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가들에게 적극적으로 전수해 줘야 한다.
두 번째는 현재 가동되거나 장차 개발 될 원자로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원자로에는 여러 가지 안전설비가 마련돼 있다. 문제는 안전설비 설치 기준이 50년 전에 정해진 설계기준사고(Design Basis Accident·DBA)을 따르고 있다는데 있다. 티엠아이(TMI),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에서 발생한 노심이 녹는 사고인 '중대사고(Severe Accident·SA)'를 설계기준사고로 삼아야 한다. 현재의 기준인 대구경파이프의 파단 사고보다도 훨씬 심각한 중대사고를 설계기준으로 삼아서 원자력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가 앞장서 세계 원자력계의 연구개발을 주도해야 한다.
세 번째는 사용 후 핵연료(Spent Nuclear Fuel·SNF)의 처리 처분을 위한 기술 개발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분야의 기술은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현재 사용 후 핵연료를 바로 땅에 묻어버리는 직접 처분 방식을 비롯해 많은 기술들이 개발됐다. 하지만 아직 개발돼야 할 기술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반감기가 수십만 년이 되는 방사선을 내는 핵종을 변환시키는 기술개발이 매우 시급하다. 핵종이 변환된 사용 후 핵연료도 인간이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이는 사용 후 핵연료의 핵종변환을 위한 국제공동 연구를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험 시설도 우리가 마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실험 시설은 1 기가 이볼트(GeV)에너지 수준의 양성자 가속기이다.
다행히 우리나라가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경주에 건설된 양성자 가속기는 선형 가속기로 100메가 이볼트(MeV)수준이다. 에너지 수준을 10배 정도 올리면 된다. 아직까지 전 세계 원자력 관련 과학기술자들이 연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적이 거의 없다.
이제는 우리가 연구시설을 마련하고 연구비를 지원해 세계적인 과학기술자들을 우리나라로 유인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세 분야에 대한 연구를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인류의 복지에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전기요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철저한 수익자 부담 원칙으로 하고 에너지 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별도의 배려를 하는 것을 제안한다. 개념은 간단하다. 발전소로부터의 거리에 비례해서 전기요금을 부과하면 된다. 발전소 주변 주민들은 무료 내지는 최소한의 요금만 부과하면 된다. 이는 반핵움직임이 발전소에 가까울수록 높아지는 모순도 없앨 수 있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매우 낮게 책정이 돼있다. 발전원(源)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를 모든 발전원의 평균 단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에 기여를 해야 한다. 또한 원자력이 국민들로부터 받는 불필요한 오해를 푸는 데에도 사용해야 한다.
박창규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