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수익률 낮추고 안전자산비중 늘려라

      2015.01.04 16:36   수정 : 2015.01.04 16:36기사원문
국내·외 경제성장률 둔화, 저금리 상당기간 지속될 듯 수익률 목표치 보수적으로
리스크 낮고 수익 안정적인 원금보전형 ELS 등 추천 펀드 통한 간접투자 고려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빌었던 소원 가운데 하나는 '부자가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이 대박 나기를 소원하거나 로또 당첨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해에도 대박의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5년에도 한국 경제가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2%대로 떨어진 금리가 오를 전망이라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청양의 해,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처럼 삶을 여유롭게 하기 위한 재테크는 어떤 게 있을까. 전문가들에게 2015년 재테크 비법과 투자에서 유의해야 할 점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여건이 어렵다고 내다보면서 이런 상황일수록 기회를 포착하려면 무리한 투자보다 보수적 관점에서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물가 및 세금을 감안한다면 정기예금 금리가 사실상 '0'(제로)%에 가까워 재테크를 할 때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 상황에 맞는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갖고 목표수익률을 미리 설정하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특정 금융상품을 권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올해 재테크에 욕심을 내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예금이자+알파(α) 등의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투자의 경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과 아시아 신흥국이 유망할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목표수익률 보수적으로

신한 PWM서울파이낸스센터 전재유 센터장은 "국내외 경제성장률 둔화와 환율상승, 금리인하, 공무원연금 개혁에 따른 사회불안 리스크 등으로 올 한 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 김현석 센터장도 "저금리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미래를 대비하는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이재철 지점장은 "현재 금융시장에 맞게 재테크 기대수익률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높은 수익 실현 못지않게 리스크 관리 또한 중요하다"면서 "본인의 투자성향에 부합되는 목표수익률을 설정하되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경우라면 올해 목표 투자수익률은 4~5% 내외가 적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WM사업부 황인문 팀장은 "재테크의 적정 수익률 기준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2%인 상황에서는 4%의 수익도 선방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20~30%의 수익을 기대한다면 20~30% 손해도 감수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에는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원금 손실을 막는 선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어떤 금융상품 가입할까

신한 전 센터장은 올해 유망한 투자처 1순위로 스텝다운형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를 꼽았다.

하나은행 이 지점장도 올해 투자포트폴리오 구성 시 투자비중을 높일 상품으로 신한 전 센터장처럼 ELS를 추천했다. 이 지점장은 "ELS의 경우 기초자산이 개별 주식종목, 코스피200 같은 지수 등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기초자산을 지수로 두는 지수형, 노녹인(No Knock In) ELS가 적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보생명 김 센터장도 ELS 상품을 추천했다. 김 센터장은 "원금보전형 ELS는 리스크도 낮추고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생명 황 팀장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추천했다. 황 팀장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채권혼합형 상품이나 헤지펀드 상품이 적당하다"면서 "특히 헤지펀드는 절세형 상품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해 연 6~8% 수준의 절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신한 전 센터장은 단기정기예금이나 원금보장 추구형 구조화상품, 섹터별 해외펀드, 부동산, 금 순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하나은행 이 지점장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재건축 부동산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교보생명 김 센터장은 "부동산보다는 금융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금 투자는 적절치 않아

올해 금 투자를 적극 권하지 않는 전문가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신한 전 센터장은 금에 대한 투자의 경우 무조건 선호하기보다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값의 변동폭이 의외로 커 위험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최근 안전자산이라는 이유로 금실물(골드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사례를 살펴보면 금값의 변동폭이 20%나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값(g당 가격)은 지난해 3월 17일 4만7378원이었으나 지난해 11월 6일에는 3만9976원을 기록해 변동폭이 컸다.

삼성생명 황 팀장도 금 투자를 권하지 않았다. 황 팀장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의 가치는 하락한다"면서 "미국의 양적완화는 지난해 10월로 종료됐지만 향후 기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보다는 달러나 위안화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투자에 있어서 여전히 환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위안화 가치의 변동을 주기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경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해외투자는 G2, 인도·베트남

신한 전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인도 외 신흥국으로 베트남과 미얀마 시장을 추천했다.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새로운 세계공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나은행 이 지점장은 중국지역의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이 점진적인 자본시장 개방과 부패 척결에서 내수중심의 경제활성화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지점장은 "후강퉁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과 중국 내 전통적인 블루칩에 투자하는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황 팀장도 해외 투자처로 중국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황 팀장은 "후강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에도 주목했다. 인도 모디 총리의 과감한 경제개혁이 전 세계의 투자자를 인도로 불러모아 인도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교보생명 김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주식형 펀드를 추천했다. 지난해에 회복세를 보이며 부활에 성공한 미국 경제가 올해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경우 내수 시장과 중산층의 소비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처 상황에 주의 기울여야

하나은행 이 지점장은 "재테크를 할 때 본인의 자금 규모, 투자성향, 자금스케줄 등에 따라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금융시장이나 투자하려는 관련 상품 및 제도 등에 대해 평상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재테크 목표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테크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투자자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받는 전문가의 도움은 자칫 재테크를 수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삼성생명 황 팀장은 "해외투자를 할 때는 그 나라의 경제상황이나 시장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김 센터장은 "올해처럼 변동성이 큰 때일수록 계획적인 자산운용의 필요성이 커진다"면서 "현재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투자 목적을 명확히 해서 그에 맞는 자산운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29일 시행한 일명 '차명거래 금지법' 등의 세정 및 법률 환경의 변화에 주의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홍창기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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