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삼 연구관, "곤충은 혐오식품이 아닌 신성장동력"
2015.03.05 15:53
수정 : 2015.03.05 15:53기사원문
지난해 연말 곤충에서 분리한 항생물질 '코프리신'으로 만든 화장품이 출시됐다. 코프리신은 가축의 배설물 속에 사는 애기뿔소똥구리가 배설물 속에 있는 다양한 미생물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방어물질 가운데 하나다. 코프리신은 43개의 단백질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인체에 유해한 구강균, 피부포도상균, 여드름 원인균에 강한 항균 항염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루성피부케어에 효과적이다.
징그러움의 대명사·혐오식품으로 느껴지는 곤충에서 인류에 도움이 되는 코프리신을 개발한 인물은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황재삼 연구관이다.
황 연구관은 "코프리신은 다양한 균에 대한 항균 활성뿐만 아니라 함염, 항암 기능이 밝혀지고 있으므로 염증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로의 개발에 가능성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코프리신의 항균활성, 피부재생, 항염 등의 기능을 이용해 기능성 화장품 개발을 추진하게 됐고 차세대항생제 개발, 항균코팅제 식품보존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연구관이 곤충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무한한 활용 가능성에 호기심을 느껴서다.
그는 "곤충은 지상 최대의 숫자를 자랑하는 동물군으로, 생태계에서 다른 생명들의 탄생과 죽음에까지 관여하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를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는 기아해결과 경제자립, 선진국의 경우는 신약 개발, 자원 확보, 가축사료 소재개발 적용 범위가 넓고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연구관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곤충 중 0.5% 만이 인체, 동물 또는 농작물에 해로운 해충"이라며 "돼지와 인간의 유전자에는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질병을 서로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곤충과 인간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곤충을 사육해도 질병의 발생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연구관은 식용곤충의 가능성에 대해 높이 보고 있다.
황 연구관은 "곤충은 단백질,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및 탄수화물까지 대부분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영양적 가치가 매우 우수하다"며 "이러한 장점 때문에 국내에서도 3년 전부터 식용곤충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갈색거저리 및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2종은 지난 2014년도에 한시적 식품으로 인정을 받았고 귀뚜라미, 장수풍뎅이는 올해 하반기에 한시적 식품을 인정 받기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식용곤충이 국내에서 선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식용곤충에 대한 혐오 감정은 개발도상국에서 곤충을 먹는 것이 맛이나 영양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한 생존 방법 중 하나라고 오해를 하기 때문"이라며 "곤충에 대한 혐오감은 곤충의 높은 영양적 가치, 낮은 환경 피해, 그리고 다양한 기능성 물질 발굴이나 고소한 맛 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고 혐오감을 없애는 교육을 통해 바뀔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황 연구관은 "최근 곤충이 미래식량대체자원 및 새로운 생물소재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곤충 식품 및 기능성소재 분야의 연구 영역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분야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국가 신성장 동력창출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관절염 등 다양한 민간 약제로 사용돼온 왕지네에서 새로운 항생물질을 개발해 아토피 치유 효능이 있음을 확인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