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파행 영암서킷,, 튜닝 단지로 재도약 가능할까

      2015.04.21 15:08   수정 : 2015.04.21 15:08기사원문
올해 포뮬러원(F1)의 파행을 빚은 전남도가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영암 서킷)을 튜닝 산업의 무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영암서킷은 국내 유일의 국제공인 F1 서킷이지만 비용 부담이 커 대회를 치르지 않게 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전남도는 이곳을 중심으로 자동차 튜닝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기업들을 모아 튜닝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있지만 지리적인 약점과 지자체 경쟁 심화 등으로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모터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전남도는 21일 영암서킷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튜닝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트랙데이를 개최한다.이 대회는 영암서킷을 튜닝 차량의 시험, 평가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단계로 이날 행사에는 독일 기술감독협회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해 독일의 튜닝부품 인증 규정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앞서 전남도는 영암 서킷 인근에 자동차 튜닝 및 고급 부품단지를 조성한 뒤 관련 기업 100여개를 유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투자 의사를 밝힌 기업이 거의 없어 답보 상태에 머물러왔다. 그나마 총사업비 103억원을 투자한 고성능 자동차 핵심기술 연구개발센터가 내년 2월 연면적 4509㎡ 규모로 들어설 예정인 것이 내세울 점이다. 전남도는 이 센터에 자동차부품연구원 산하 조직을 입주 시킨 뒤 영암 서킷을 활용해 고성능 자동차 부품 기술 개발, 평가, 인증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트랙데이를 3~4회 더 개최하고 투자 기업 30개를 발굴하는 한편 독일 기업과의 합작도 추진중이다.

문제는 영암 서킷이 서울, 경기등 수도권과 너무 먼 데다 최근 경기권 지자체들이 튜닝 클러스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전남도 측은 F1 대회 흥행이 부진했던 이유로 지리적인 약점을 꼽았다. 세계적인 대회조차 집객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의 위치라면 튜닝 기업들을 모으기엔 더욱 불리하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게다가 경기도 화성, 안성 등은 일명 '튜닝 테마파크'를 지향하며 튜닝 클러스터를 구축하기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튜닝 테마파크는 독일의 유명 자동차 튜닝 전문기업 압트(ABT), 브라부스, 테크아트, AC 슈니처 4개사가 주도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최종 후보자는 화성시와 안성시로 좁혀진 상태다.
당초 튜닝 테마파크 사업에는 고양시 등 11곳이 유치를 희망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도에 튜닝 테마파크가 들어설 경우 전남도가 조성하게 될 튜닝 클러스터 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튜닝산업을 장려한다고 하자 너도 나도 튜닝단지를 조성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튜닝 업체들의 규모는 매우 영세해 결과물은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면서 "F1 대회 파행을 통해 아무리 좋은 인프라가 있어도 컨텐츠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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