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부터 테마파크까지.. 증권가, 돈되는 건 다 한다

      2015.05.21 17:25   수정 : 2015.05.21 21:59기사원문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투자합니다."

대체투자라고 하면 자기 건물 사무실 임대업에 그쳤던 증권사들이 테마파크, 항공기, 선박 투자에까지 나서고 있다. 대체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이다.

대체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있는 5성급 리조트 호텔 '페어몬트 오키드'를 미국 대체투자 전문사로부터 약 2400억원(약 2억2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코할라 해변 약 13만2000㎡ 부지에 들어선 페어몬트 오키드는 하와이의 대표적 호텔이다.

미래에셋이 투자한 건물은 이뿐이 아니다. 2013년 호주 시드니의 호텔 '포시즌스 시드니'를 38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워싱턴DC의 오피스빌딩(1801K 스트리트)을 4500억원에 사들였다. 높이 12층, 연면적 6만9000㎡에 달하는 이 빌딩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입주해 있다. 벌써 해외 부동산 투자만 9개로 가치만 10조원에 달한다.

처음부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은 지난 2004년 '맵스 프런티어 4호'를 통해 서울 대치동 퍼시픽타워에 투자했고, 2009년 청산 당시 누적수익률 211.3%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서울 가락동과 삼성동 등 강남 노른자 땅에 투자하며 설정 5년간 세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대체투자를 통해 내고 있는 셈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던 증권사들 역시 최근에는 '돈 될만한 것'의 범위를 넓혔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3월 국내 기관투자가와 7200만달러 규모의 두바이 국영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이 사용 중인 'B777-300ER' 판매와 재임대(세일즈앤드리스백)에 투자했다. 지난해 핀란드항공이 사용 중인 'A330-300'에 2900만달러 규모를 투자한 데 이어 두 번째다. KDB대우증권이 항공기에 투자하고 있다면 선박에 투자하는 증권사도 있다.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모기업의 성격을 살려 선박금융팀을 만들었다. 계열사 하이자산운용은 선박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 '하이골드오션선박특별자산'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설정 이후 904억원(순자산)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개인도 투자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세계적 장난감인 '레고' 테마파크에 투자했다. 오는 2017년 강원 춘천에 문을 여는 세계 여덟번째 레고랜드(테마파크)가 투자대상이다. 한국증권은 시행사 역할을 할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12.5%를 확보하고, 레고랜드 완공까지 재무적투자자 역할을 맡는다. 총 사업비 5011억원을 조달하고, 테마파크몰 임대로 수익을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사모펀드 형식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입주한 사무실의 대출채권에 투자하며 부동산투자에 나섰다. 이 같은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대체투자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기금 등 기관이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금융투자업계도 투자처를 더욱 다각화할 것"이라며 "다만 전문성이나 인프라 확충 노력 등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