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굶는 벤처'는 옛말 수도권 ICT창업밸리 스타트업들 모셔간다
2015.08.06 17:36
수정 : 2015.08.06 22:37기사원문
미래부-중기청 업무중복 "원스톱서비스 시급" 지적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육성을 위한 창업 밸리가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 과거 사무공간이 없어 스타트업들이 애를 먹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창업밸리들이 앞다퉈 스타트업 모시기 경쟁까지 벌일 정도다.
기존 '구로 디지털밸리'와 '판교 창조경제밸리'에 이어 서울 테헤란로에 제3대 '스타트업 밸리'가 마련된 것. 이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의 테크 시티 등을 표방하며 국내 벤처 생태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 간 업무 중복 논란 속에 부처 간 이기주의로 창업지원 동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테헤란로 '창업 밸리' 우뚝
6일 미래부와 중기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로 디지털밸리에는 1만개에 달하는 정보기술(IT).벤처기업이 모여 있으며, 판교 창조경제밸리에는 선도벤처 100여개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중순 서울 테헤란로에 중기청의 팁스(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창업타운이 들어서면서 인근의 △D2 스타트업 팩토리(네이버) △구글 캠퍼스 △마루180(아산나눔재단) △디 캠프(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등 민간창업 생태계와 시너지를 발휘할 예정이다. 중기청의 야심작인 팁스는 민간 운용사가 투자한 기술회사에 정부가 추가로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 창업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 사업실패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2~3년의 보육기간 동안 창업팀 한 곳에 엔젤투자(1억원), R&D(5억원), 창업자금(1억원), 해외마케팅(1억원), 엔젤투자매칭펀드(2억원) 등 최대 10억원가량이 지원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팁스 창업타운에 현재 40개팀이 입주해 있다"며 "인근 4개 건물에 창업타운 조성이 완료되면 약 160개 기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수한 스타트업이 너무 많아서 옥석을 가리기 힘든 정도"라며 "민간의 자본을 같이 끌고 가기 때문에 투자 효과도 높다"고 설명했다.
■창업지원 협력 요구 높아져
이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부와 중기청의 업무 협력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 관계자는 "창업하는 입장에서는 중기청과 미래부의 지원이 하나로 통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가 '창업국가'를 내세웠다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 원스톱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돼야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실제 벤처 창업 지원은 중기청의 주력 업무였지만, 미래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ICT 창업에 열을 올리면서 부처 간 업무 중복 및 예산 배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등에서도 ICT 창업은 미래부 전담 형태로 내년도 예산안을 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래부와 중기청 사이에 선을 긋기보다는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최근의 창업 열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