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시작됐는데.. 서울은 전세난 더 심화

      2015.09.13 16:51   수정 : 2015.09.13 16:51기사원문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서울 지역 전세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전국 입주 단지가 소폭 늘어나고 있지만 전세 수요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입주가 예정된 대단지 인근은 새 아파트로 옮기는 세입자들이 늘며 전세 매물이 빠르게 입주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 전세난을 겪은 강북 아파트 단지들은 매물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특히 서울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위주로 소위 '전세난민'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며 매매가도 강세를 띄고 있다.


■입주물량 60%가 지방…수도권은 줄어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아파트 전세가격은 수도권이 전주 대비 0.24%, 지방이 0.09% 올랐다. 시도별로는 전세대란을 겪는 서울이 0.32% 상승해 전국 시도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가팔랐다.

하지만 서울은 올해와 내년까지 입주물량이 평년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2만가구 수준에 그치고 있어 당장 전세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847가구, 내년에도 입주는 2만1635가구만 예정돼 있다. 지난 2014년(3만7400여 가구) 대비 40%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당장 이달만해도 전국 입주 가구수는 전달 대비 소폭 늘었지만 대부분 지방에 집중돼 있다. 9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53가구로 지난달 대비 1798가구 증가했지만 수도권은 같은 기간 입주가 8.0%(684가구) 감소했다. 반면 지방은 25.6%(2482가구) 증가한 1만2168가구가 예정돼있다. 9월 입주물량 중 60.7%(1만2168가구)가 지방에 포진된 셈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로 강남권 약간 숨통 터

전문가들은 지방의 경우 입주물량이 늘어 전세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도권 중 서울은 가을 이사철을 고려할 때 전세난에 단비가 되줄 입주물량이 턱 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이달 수도권에서 집들이를 시작하는 새 아파트는 총 7885가구로 이중 서울은 총 2443가구다.

이는 지난달 627가구 보다는 대폭 늘어난 수준이지만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강남의 특정 대단지를 제외하고는 입주 물량이 거의 없다.

서울의 집들이 단지는 세곡2지구 547가구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대치청실)' 1608가구, 마포구 공덕동 '공덕파크자이' 288가구 등이다.

새 아파트 1608가구가 공급되는 강남 대치동 일대는 일단 숨통이 틔인 모습이다. 오는 24일 집들이가 시작되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R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도곡렉슬, 우성, 미도 등 인근의 아파트 전세 세입자들이 넘어오려는 경우가 많아 일대에 전세매물건이 꽤 있는 편이다"며 "래미안대치팰리스로 이사하는 데는 보통 2억~3억 정도의 추가비용이 드는데 세입자들이 실제 집을 보고 계약하겠다는 경우가 많아 당분간은 전세 거래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전세시장 2017년 돼야 진정"

하지만 대치동을 제외한 강남지역 대부분과 전세난의 대표적인 지역인 강북 노원구 상계동 인근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상계주공 1단지에 있는 N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는 아침에 나오면 그날 운 좋은 사람이나 당일 계약할 수 있다. 지금 예약을 해 놓고 2~3개월은 기다려야 이사 날짜를 받을 수 있다"며 "전세가격도 연초 대비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상계주공 1단지 전용 59㎡는 올해 초만해도 상위 평균전세가격이 1억5750만원에서 이달에는 1억825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층이나 향이 좋은 같은 평형대 물건이 2억까지 치솟은 상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북의 경우 다세대·다가구 공급이 늘어나지만 아파트 전세난 상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며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하는 상황에서 공급량 자체가 늘어나는 2017년도 까지는 전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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