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ELS H지수 발행중단.. 채권시장 왜곡 우려"

      2015.09.13 17:53   수정 : 2015.09.13 17:53기사원문
금융당국이 홍콩항셍지수(HSCEI·이하 H지수)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판매와 관련해 '발행 중단'보다는 '발행 제한'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가 자체적으로 H지수 ELS의 발행을 중단하고 나섰지만 시장 충격이 우려되는 만큼 발행을 중단시키기보다는 발행 규모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그러나 H지수 ELS에 대한 대응방안이 시급한 상황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일부에서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H지수 쏠림 완화… ELW 부활?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 금감원,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8곳은 H지수 ELS 관련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H지수 ELS 발행을 일시적으로라도 중단하면 시장 충격이 크다"면서 "발행 중단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도 이에 공감하고, 발행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무작정 발행을 중단시키면 안된다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H지수 ELS가 쏠림현상을 보이는 만큼 발행한도나 규모 등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달 안에 조속히 대응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증권사의 유동성에 따라 H지수 ELS 발행을 제한하거나 H지수의 비중을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등과 균등하게 가져가는 방안 등이 유력하다.

문제는 ELS의 헤지(위험 회피)를 위한 선물옵션을 받아줄 창구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식워런트증권(ELW)이 활용돼 왔으나 호가제한 조치로 ELW의 씨가 마르면서 H지수 선물옵션에서 헤지 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ELW는 특정 대상물(기초자산)을 사전에 정한 미래 시기(만기일 또는 행사기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거나 파는 권리를 갖는다. 변동성이 클수록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ELS로서는 변동성을 ELW에 넘기면서 헤지할 수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W를 활성화한다면 H지수로의 쏠림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ELW가 ELS의 변동성을 커버해 주면서 시장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지수 중단, 채권시장 왜곡"

금융위는 이에 공감하면서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금감원이 H지수의 발행 중단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금융당국의 ELS 대응방안이 발표된 후 같은 달 3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등이 모여 이를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했고, 금감원은 "당분간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의견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발행 중단이 이어질 경우 ELS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지수 ELS의 만기시 상환할 자금을 구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보유 채권을 내다팔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채권을 내다팔면 공급이 늘어나 채권값이 하락하고, 증권사들의 건전성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채권시장의 왜곡까지 불러온다는 것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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