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능선 다다른 K리그 클래식, 누가 누가 잘했나
2015.09.29 12:26
수정 : 2015.09.29 12:26기사원문
1. 에두(34·전북 현대)
2009년까지 3시즌 동안 수원에서 활약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고 훌쩍 샬케 04로 떠났던 에두가 올 시즌을 앞두고 디펜딩챔피언 전북으로 돌아왔다. 34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변함없는 순간속도와 더 강력해진 몸싸움 능력을 앞세워 20경기 11골을 몰아넣고는 중국 허베이 종지로 둥지를 옮겼다. 전북은 그의 공백을 즉각 스페인 세군다리가 출신의 우르코 베라(28)로 메웠지만 6경기 무득점의 빈공에 고심이 적지 않다. 복귀 후 한 시즌도 채 뛰지 않았음에도 리그를 평정한 실력은 그를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공격수로 꼽기에 충분한 이유다.
2. 이동국(36·전북 현대)
에두가 이적하고 우르코 베라가 부진에 빠져 있어도 전북의 공격이 약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이동국이 있기 때문이다. 데뷔 이래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해온 이동국은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만나 나이를 잊은 활약을 거듭하고 있다. 늘 걸출한 활약을 펼친 이동국이지만 누군가 내게 그의 전성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난 바로 지금이라고 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라면 어디서든지 슛을 꽂아 넣을 수 있는 기술이 가진 특출난 공격수, 이동국을 쉽게 생각하는 수비수는 적어도 K리그 클래식 안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28경기 13골 4도움으로 득점 3위에 올라있는 이동국은 남은 경기에서 득점왕 경쟁에 박차를 가할 기세다.
3. 아드리아노(28·FC 서울)
FC서울이 아드리아노를 얻은 건 신야의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난 것과 같다. 우승은 이미 멀찌감치 물 건너가고 5위 자리를 지키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서울은 아드리아노의 가세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이라는 꿈을 다시금 꿀 수 있게 되었다. 기대를 모았던 박주영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다른 공격수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믿을 만한 득점원은 아드리아노 뿐이다. 25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라있는 아드리아노는 데얀 이후 다시금 서울 출신 득점왕 탄생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대전에서 K리그 챌린지를 평정한 그의 기세가 클래식 무대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까. 기대가 집중된다.
4. 리카르도 로페즈(25·제주 유나이티드)
29경기 10골 9도움을 올린 로페즈는 제주 공격의 시작이자 끝이다. 스트라이커 김현이 극도의 부진에 휩싸인 상황에서 제주가 비빌 언덕은 로페즈 이외엔 딱히 보이지 않는다. 송진형, 윤빛가람이 버티고는 있지만 전문 공격수 가운데 제 역할을 하는 게 로페즈뿐이기 때문이다. K리그 클래식 선수들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 있는 것 역시 로페즈가 팀 공격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처질대로 처져 하위스플릿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제주가 아랫동네에서라도 위압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 로페즈의 어깨가 무겁다.
5. 황의조(23·성남FC)
이동국을 제외하면 토종 공격수 가운데 자존심을 세워주는 선수로 황의조 만한 이가 없다. 28경기에 나와 12골, 2도움을 기록한 준수한 성적에 활발한 플레이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 성남의 상승세에 적잖이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페즈에 이어 슈팅수 3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황의조의 적극성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아직 어린 나이에도 까치군단의 선봉장을 맡고 있는 황의조의 커리어가 어디까지 이를지는 쉽게 단정 짓기 어렵다. 지금까지 4위에 올라있는 성남FC의 최종 성적은 몇 위일까? 황의조가 몇 골을 더 넣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