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强달러 공포'.. 펀드시장도 휘청

      2015.12.15 17:38   수정 : 2015.12.15 21:54기사원문

미국의 금리인상 가시화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물론 그동안 꾸준히 유입되던 글로벌 채권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되는 등 펀드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신흥국펀드의 자금유출이 두드러지면서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올해 4조7632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흥국 주식펀드에서는 올해 총 5379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유럽 주식펀드 1조4874억원, 북미 주식펀드 1925억원, 일본 주식펀드 7935억원 등 대부분의 선진국 주식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된 것과 대조된다.

글로벌 채권자금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경계감에 북미 하이일드채권 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3~9일 선진국 채권은 북미 및 선진글로벌 펀드를 중심으로 61억46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2주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특히 고수익과 고위험을 추구하는 하이일드채권은 북미에서만 33억9000만달러가 빠지는 등 신흥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38억1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이날 3500억원 이상 순매도하는 등 지난달 이후 15일 현재 3조1000억원 넘게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신흥국 주식펀드는 수익률도 저조하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연초 이후 0.92%인데 비해 신흥국 주식펀드는 -10.47%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유럽 주식펀드는 연초 후 수익률이 8.95%, 북미 주식펀드는 2.96%, 일본 주식펀드는 11.82%를 기록했다.

최근 신흥국펀드의 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 현상이 불가피하고, 신흥국에 있던 자금들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몰리게 돼서다. 미국은 점진적이나마 금리를 상향조정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달러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NH투자증권 이준희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심해지고, 이에 따른 신흥국 전반의 통화가치 하락 및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보수적인 시장대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손동현 연구원도 "선진국발 정책금리 변경은 자본유출 및 외화표시 부채 부담을 증가시키고 시장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채권자금 흐름과 관련, 골드만삭스는 "12월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국채 매수에 대해 중립 의견"이라면서 "2016년 시장의 예상보다 가파른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 전망 등으로 미국 국채 비중은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은 "2015년 브라질의 실질금리는 5.7%에서 8.6%로 상승했다"면서 "현재 브라질 채권은 저평가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정적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정정불안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의 경우 글로벌 이머징마켓 및 남미 펀드를 중심으로 9억76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9주 연속 순유출이 지속됐다.

신흥국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발표한 뒤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김수명 연구원은 "신흥국펀드에서는 연초부터 계속 자금이 이탈되고 있는데, 미국이 금리인상을 발표하고 동시에 그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진정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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