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덕은 봤지만.. 日 기업 "임금인상 없다"

      2016.01.11 17:33   수정 : 2016.01.11 17:33기사원문
아베노믹스로 큰 이익을 본 일본 기업들이 정작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는 데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내달 임금협상을 앞둔 일본 기업 대다수가 임금협상에서 '인상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표적으로 일본 자동차회사 스바루는 미국 자동차 시장 호조 덕에 회계연도 이익이 35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해 임금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스바루의 최고경영자(CEO) 야스유키 요시나가는 "스바루는 3년전보다 3배나 높은 이익을 냈고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성과를 돌려주고 싶지만 우리는 항상 고정비 걱정을 해야한다"고 돌려말했다.

WSJ는 일본 CEO들이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현금 보유량을 늘리려고 하는만큼 임금 인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했다.


철도회사.호텔.프로야구 구단 등을 보유한 세이부홀딩스 역시 순이익이 4.8% 증가했지만 임금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다카시 고토 세이부홀딩스 사장은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등 위험 요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장 이익을 내긴했지만 향후에는 악재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통상 2월과 3월에 걸쳐 임금협상을 한다. 아베총리는 올 여름 총선 전에 약 2조달러(약 2400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쓸 것을 기업들에 촉구하고 있다.
일본 재계 모임인 게이단렌 사다유키 사카키바라 회장도 "임금 인상은 소비자들의 지출을 확대하는 데 가장 큰 동력"이라고 강조하며 기업들에게 임금인상을 요청했다. 엔저 덕에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서비스업 이익이 증가한만큼 분위기도 좋은편이다.
하지만 WSJ는 "거품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경영진들은 현금 축적이 가장 안전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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