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표적 인재영입..세불리기 출혈경쟁 전락?
2016.01.18 16:52
수정 : 2016.01.18 16:52기사원문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오성규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영입했다. 각각 외부인사 영입 12, 13호다. 이들은 '박원순맨'으로 불릴 만큼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져 문재인 대표와 박 시장 간의 연대 강화 이야기도 제기된다.
더민주는 탈당이 본격화된 이후 외부 인사 영입에 주력하면서 거의 매일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김종인 선대본부장과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 영입은 파격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것이 당 측의 설명이다. 당 차원에서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승세인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문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큰 변화가 시작됐다. 당의 껍데기만 달라진 게 아니라 사람이 바뀌고, 체질이 바뀌고 문화까지 바뀌는 근본적인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인재 영입에 대한 당위성과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에 질세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가칭 '국민의당'도 더민주의 인재영입 러시에 맞서 인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날은 전남 고흥 출신인 송기석 전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영입했다. 송 판사는 총선에서 광주 지역에 출마할 계획이다.
야당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법조인 전문 인력과 함께 호남에서의 야권 주도권 싸움도 고려한 영입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은 향후 지속적인 인재영입을 예고했다.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더민주와의 인재영입 대결에서 반전을 꾀하는 인사를 모셔오기 위해 당 지도부가 직접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신경전도 점차 가열되고 있다. 여야를 넘어 야당 사이에서의 공방전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 발언에 대해 더민주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가 연일 비판하고, 한 위원장도 강하게 반박하면서 양측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
정치권의 인재영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잖다. '보여주기'식 이미지 대결을 위한 수단이 아닌 본래의 목적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치권의 과열된 인재영입 경쟁에 대해 "일회성, 전시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면서 "참신함에 있어선 인정을 받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기대감은 빠른 시간에 식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당 내부에 인재 양성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성공신화를 거둔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인데 정당의 능력과 체질을 얼마나 개선시킬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지방 기초의원 등 정당 내부에서 정치적으로 훈련된 인력이 있는데 이들을 육성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유명 인사를 데려오는 것은 정당조직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돼 정치 인재가 나타나지 않는 문제점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