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중인 엄마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아이 정신건강은...
2016.01.25 10:56
수정 : 2016.01.25 10:56기사원문
항암치료 중인 엄마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마음건강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암은 환자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큰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특히 암 환자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부모의 암 투병은 환자와 자녀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 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암 환자의 자녀가 부모의 암 투병으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을 오픈했다고 25일 밝혔다.
아이들은 부모의 암 투병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부모와 떨어져 있게 되는 등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겪을 뿐만 아니라 부모가 암 치료 중에 경험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어 혼란, 불안, 걱정,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소아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부모의 암 치료로 인해 아이들이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성장기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환자 자신이 암 치료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에 더해 부모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다는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가 더해져 불안, 우울 등의 증세가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암 치료를 위해서도 암 환자들의 자녀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은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에서 우선 부모의 양육스트레스와 자녀의 정신건강에 대한 선별검사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치료 뿐 아니라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무료로 놀이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부모의 암 투병으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부모가 암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이들의 적응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자신과 아이 모두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은 암으로 투병 중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진료실을 찾으면 된다.
■암 환자 자녀 마음건강 지키기 십계명
1. 먼저 환자 자신의 마음을 돌보세요.
2. 암에 걸렸고 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솔직히 말하세요.
3. 아이들은 암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를 배운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4. 아이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5. 아이의 불안이나 걱정, 반항적인 행동은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6. 아이의 잘못으로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세요.
7.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8. 평상시와 똑같이 학습과 훈육을 지속해 주세요.
9. 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에게 도와달라고 말씀하세요.
10. 가족들이 모두 힘을 모아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자고 말해주세요.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