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전문가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 단장

      2016.02.05 16:04   수정 : 2016.02.05 16:04기사원문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당장 확산될 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건이 맞아떨어진다면 그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죠."

국내 거의 유일한 지카바이러스 전문가인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사업단 단장(사진)이 예측하는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다.

지카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증세가 심하지 않은 가벼운 열병을 일으킨다. 두드러기나 충혈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지카바이러스가 일반인에게 걱정거리인 이유는 임신부가 감염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두증' 우려 때문이다.


윤 단장은 "한 사람의 인생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두증과 이 바이러스의 연관성은 거의 명확히 드러났지만 이외에 길랑바레증후군이나 다른 증상과의 관계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국내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윤 단장은 설명했다.

지카에 감염된 사람이 한국에 입국하고 이 사람의 혈액을 섭취한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또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 단장은 이런 조건들이 단시간 내에 한국에서 맞아떨어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당장이 아닌 1년,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조건이 겹쳐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단장은 2014년 일본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도쿄 도심의 요요기공원을 중심으로 뎅기열 환자 70여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일본 내에서 뎅기열 전파가 일어난 것은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당국은 문제가 된 공원을 57일 동안 폐쇄했다.

윤 단장은 "지카뿐 아니라 뎅기열.치쿤구니야 등 신종 감염병은 환자 수와 감염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물론 미래를 확실히 알 수는 없겠지만 급격한 확산이 일어날 확률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효과적인 모기차단법이 개발되는 등의 변화가 이런 미래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카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은 사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 백신이 개발된 뎅기바이러스가 지카와 같은 플라비바이러스군에 속해 있다고는 해도 바이러스마다 다른 특성을 분석하는 게 먼저인데, 그 연구자료 자체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윤 단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IVI의 지원을 받아 개발돼 일부 국가에서 허가를 받은 뎅기열 백신의 효과도 아직 완벽하다고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단장이 몸담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는 서울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다.


윤 단장은 "공공보건 분야의 연구를 계속해왔기에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보급하는 IVI의 비전이 매력적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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