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길수록 건강에도 악영향
2016.02.18 11:34
수정 : 2016.02.18 11:34기사원문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지표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별 하루 평균 통근시간은 편도 38분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58분으로 보고되고 있다. 통근 시간이 2시간 이상인 직장인도 전체의 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미국 워싱턴대 의대 크리스틴 호에너 교수팀에 따르면 2012년 미국 예방의학저널에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텍사스 12개 도시 거주자 4297명을 대상으로 출퇴근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출퇴근 거리가 길어질수록 신체활동과 심장혈관 적합도(CRF)가 떨어졌으며,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대사 위험 등 건강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출근 거리가 15km 이상 출퇴근자들은 일반인보다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24km 이상 출퇴근자들은 각종 건강 지표가 나빴으며 지방과다와 비만, 운동부족일 확률이 높았다. 또한, 장거리 출퇴근은 잘못된 영양 섭취, 불면, 우울증, 분노, 사회적 고립 등의 증상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 운동 등 신체적 활동 부족과 이웃, 친구와 교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 늦은 저녁식사, 수면부족 때문에 이와 같이 체중 증가와 운동 능력 감소,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거리, 장시간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건강이 악화돼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우메아대 지리학과 에리카 샌도우 교수가 스웨덴 인구 통계국의 자료를 토대로 출퇴근 거리와 사망률에 대해 조사해 '환경과 계획 A'라는 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94년 당시 55세 직장인 5만 9699명의 출퇴근-건강-사망률 기록을 1995년부터 2008년까지 14년간 분석한 결과, 14년 동안 장거리 출퇴근 여성의 사망 비율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5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장시간 출퇴근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는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혈관질환 및 심장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여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거리 통근은 우울증, 불안감, 사회적 고립감, 적대감 증가 및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시간 출퇴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일수록 짧은 통근 시간을 가진 사람에 비해 수면의 질이 더 낮고, 더 많은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목과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윤 교수는 "매일 버스나 전철을 이용해 장시간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오랜 시간 대중교통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버스나 전철에서 앉아서 이동할 경우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바짝 붙이고, 다리는 꼬지 않으며, 머리는 숙이지 말고 목과 허리, 어깨는 바르게 펴 척추와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서서 이동할 때에도 몸의 중심을 바로 잡고 양쪽 다리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가방은 백팩이나 크로스백을 매는 것이 좋다"며 "무릎과 발목을 수시로 스트레칭하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거리 통근자의 경우 매일 긴 시간을 운전하거나 이동하다보면 긴장감과 더불어 교통 정체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 또한 높아지고, 고혈압, 비만지수가 높아져 뇌혈관 및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퇴근 시 자가용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되도록이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한 두 정거장을 미리 내려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