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 '염산테러'.."스토커처럼 보였다"
2016.04.04 13:19
수정 : 2016.04.04 13:19기사원문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께 경찰서 3층 사이버수사팀 복도 앞에서 박모 경사(44)에게 염산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박 경사는 얼굴 3분의 2 정도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또 전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찰관 3명도 손등 등에 이 액체가 튀어 부상 당했다.
전씨는 지난 2013년 9월 전 남자친구의 협박에 대해 이 경찰서에 남자친구를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남자친구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각하 처분한 바 있다. 전씨는 이어 올 2월 초 아래층 이웃과 유리창 파손 등 재물손괴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전씨는 경찰의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사이버수사팀에 일주일에 한 두번씩 자주 연락하며 동료 직원들에게 사건 담당인 박 경사를 찾는 등 스토커같이 보였다는 것이다.
이날 역시 오전 8시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박씨를 찾았다. "직접 찾아와 달라"는 경찰관의 말에 오전 8시 30분께 사무실에 찾아온 전씨는 "왜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느냐"며 박 경사에게 발길질과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동료 경찰관이 전씨를 말리던 중 그가 미리 준비한 흉기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박 경사 등은 "복도에서 얘기를 하자"며 전씨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지만 전씨가 갑자기 보온병에 든 액체를 박 경사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씨는 이 액체에 대해서 "염산"이라고 답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이 액체를 직접 인터넷으로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씨가 어떤 경위에서 박 경사에게 범행했는지 조사를 하는 한편, 전씨의 정신과 병력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