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준은 선진국 수준.. 사업주·근로자 인식 부족이 문제
2016.04.21 18:25
수정 : 2016.04.21 19:59기사원문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 추세에 맞춰 건설 현장 추락 재해 예방 안전 규정을 제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0만명당 추락 사고 사망율이 영국에 비해 24배 높다. 이는 우리나라 건설 현장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안전 인식 부족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 추락 사고 근절을 산재예방정책의 주요 과제로 삼고, 5월 한 달간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기획 감독에 나선다.
21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10만명 당 추락사고 사망률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적게는 4배에서 최대 24배까지 많다.
지난 2006년 기준 세계 주요국의 전체 근로자 대비 추락 사고 사망자를 비교하면 한국은 426명(1168만9797명)인데 반해 일본 353명(4184만5000명), 미국 827명(1억4555만1000명), 영국 45명(3030만6143명)이다. 이를 10만명당 사망률로 환산하면 한국이 3.64으로 가장 많고, 일본 0.84, 미국 0.56, 영국 0.15 등의 순이다.
즉, 한국의 추락 사고 사망률이 영국의 24.3배, 미국 6.5배, 일본의 4.3배 높은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사고 사망율이 낮은 것은 추락 사고 예방을 위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5인 미만 영세 소규모 현장이 78%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은 건설 사업이 추진될 경우 산업안전보건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해 현장 파악, 통제 등의 제반 관리 여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위반 사항 적발시 처벌도 엄격하다.
독일은 추락 높이와 조건에 따라 필요한 안전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산업안전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추락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수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건설현장 추락 사고 사망자가 유독 많은 것은 사업주와 근로자의 인식 부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추락 사고 예방 기준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락 사고 사망자가 많은 것은 사업주와 근로자의 인식 부족에 따른 안전장치 소홀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건설 현장의 추락 사고를 줄이지 않고서는 사망 재해 감소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락 사고 근절을 산재예방정책의 주요과제로 삼고 5월1일부터 31일까지 전국의 건설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기획 감독에 나선 이유다.
점검 대상은 다세대 공장 근린생활시설 공사가 밀집한 현장, 비계 갱폼을 설치한 현장, 철골구조물 조립 지붕 설치해체 현장 등이다. 추락재해의 주요 기인물인 작업발판, 안전난간, 개구부 덮개, 사다리, 이동식 비계 등에 대한 안전조치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안전조치 소홀이 적발될 경우 작업중지명령은 물론 사법처리를 통해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다. 법을 위반한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근로자의 개인 보호구 착용 여부에 대한 단속도 병행하기로 했다. 미착용 근로자에게는 3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앞서 고용부는 오는 30일까지 계도 기간으로 설정하고, 현장소장 교육, 리플릿 제작 배포, 현수막·전광판 등을 통해 안내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추락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여부는 쉽게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잠깐의 노력만으로 추락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기획 감독 이후 장마철 건설현장 감독 등을 추진하는 등 연중 강도 높은 지도·감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