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 부실채권 출자전환 규모

      2016.05.23 18:31   수정 : 2016.05.23 18:31기사원문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 당국이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출자전환 규모가 2200억달러(약 26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달 사이에 출자전환 규모가 급증하면서 '좀비기업'(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선행 혹은 동반하지 않고 규모가 확대되면 은행 부실과 함께 경제의 발목을 잡을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금융정보업체 윈드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은행의 부실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이 이미 시작됐으며 규모가 지난 3월 초 1200억달러에서 4월 말 2200억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동안 1000억달러(약 118조원)가 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동안 당국이 출자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을뿐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규모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구체적인 추정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 좌담회에서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기업의 레버리지(부채) 비율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도 출자전환이 주로 대기업들의 은행 채무를 덜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자전환 시행에 따른 여러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공식 발표 없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오는 26일부터 중국은행과 초상은행이 부실채권을 담보로 각각 3억100만위안(약 550억원), 2억3000만위안(약 4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방침이라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처럼 부실채권을 증권화해 매각하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상업 은행들이 최대 500억위안(약 9조6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자도 제때 못내는 좀비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이 1조3000억달러로 전체 대출의 15.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종합적이지 못한 계획은 은행 부실과 함께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등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좀비기업이 계속 유지되도록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자구 계획이 마련된 기업에 대해서만 출자전환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의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3월 말 기준 평균 1.75%로 11분기 연속 상승했는데 이 마저도 좀비 기업에 대한 대출이 빠져있어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CLSA의 프랜시트 정 애널리스트도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말 15~19%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당국이 은행시스템에 10조6000억위안(약 1913조원) 규모의 신규자본이나 국내총생산(GDP)의 15.6%를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은행들의 수익 창출을 위한 증시 투자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은행들이 증시에 투입한 자금이 1조6000억위안에 이르는데 이 중 '이재(재테트)'상품 투자 규모가 1조3000억위안, 주식담보대출이 3000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행업협회 양자이핑 부회장은 "금리 자유화와 실물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은행의 이재상품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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