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권력구조 개편, 20대국회 논의 탄력붙나
2016.05.30 17:08
수정 : 2016.05.30 17:08기사원문
특히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예비 대선주자들이 연이어 개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을 1년7개월여 앞둔 20대 국회 초반부터 개헌론이 중심 의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물론 차기 대선주자들이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꺼내들 시기를 엿보고 있다.
당초 권력구조 개편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개헌의 특성상 대선주자가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국가 권력의 분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개편설이 나오면서 시기가 다소 앞당겨지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정 전 의장은 지난 25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치질서의 매개로 '개헌'을 지목했다.
손 전 상임고문 역시 지난 19일 일본 게이오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한국 정치는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로 갈지, 다당 연립제로 갈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주자가 구체적인 개헌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야의 빨라진 움직임도 포착된다. 최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개헌론을 꺼내든 데 대해 여야에서 일제히 반대 의견이 내놓기는 했지만 선거제도 개혁 등을 시작으로 대선에 앞서 개헌 관련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는 게 솔직한 속내다.
19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 150여명이 참여했던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도 20대 국회를 맞아 내부를 정비하고 선거제도, 권력구도 등 개헌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회에서는 한림국제대학원대 정치경영연구소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실이 주최하는 '권력구조 개헌의 조건'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치 전문가들은 개헌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루며 전제조건으로 선거제도 개혁, 권력구조 개편 등을 꼽았다.
김형준 명지대교수는 "대권구도가 가시화되면서도, 여권도 야권도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기에 개헌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모든 개헌의 초점이 권력구조 개편에만 맞춰지면 정략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탄력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합의가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민전 경희대교수는 "정작 국민이 개헌을 원하는지는 의문"이라며 "개헌을 한다고 현재 문제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익숙한 집을 무너뜨리고 새집을 지을 때 그비용도 크다.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