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10조, 밀양 6조7천억.. 비용·입지 감안 김해로 선회
2016.06.21 17:43
수정 : 2016.06.21 17:43기사원문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추진 대신 김해공항 확장으로 급선회한 것은 무엇보다 비용 문제였다. 신공항 입지 용역을 담당한 연구용역기관 ADPi의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김해공항을 선택한 이유로 가장 먼저 비용을 꼽았다.
이날 슈발리에 수석의 발표에 따르면 ADPi가 최종 검토한 시나리오는 △가덕도 국내.국제선(활주로 2개) △가덕도 국제선(활주로 1개) △밀양 국내.국제선(활주로 2개) △밀양 국제선(활주로 1개) △김해국제공항 확장 등 총 5개 방안이다.
가덕도와 밀양을 검토한 네 가지 시나리오는 가덕도는 각각 92억7000만달러(활주로 2개), 67억9400만달러(활주로 1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은 52억9200만달러(활주로 2개), 41억2200만달러(활주로 1개)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김해공항 확장안은 37억8700만달러로 가장 적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ADPi가 추산한 신공항의 연간 승객수요는 국제선 2800만명, 국내선 1200만명 등 총 4000만명 수준이었다.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t으로 전망했다.
슈발리에 수석은 "신공항이 장기적으로 수송능력을 감당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돼야 하고 지역 내 공항의 역량을 더욱 확장하거나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연간 4000만명의 승객을 수용하려면 지형적 요소를 고려한 근접병행 활주로가 2개 있어야 하고 총면적이 4.4㎞×2㎞ 직사각형 모양이 돼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우선 가덕도는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도 건설이 어려워 자연적인 공항입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또 국토 남단에 위치한 접근성도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밀양은 전통적 의미의 신공항 입지에 적합하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문제로 접근 가능성이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슈발리에 수석은 "김해는 이미 접근도로가 구축돼 있고, 철도 역시 기존 선로에서 연결하거나 새로운 역사를 지으면 된다"고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또 ADPi 측은 일본 간사이공항 등 기존 공항 건설과정을 참조한 '레퍼런스 시나리오'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이 최고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소음·생태계 영향 등 사회적인 측면과 비용·위험요소를 경제학적으로 고려했을 때 김해공항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 ADPi 측의 설명이다.
한편 ADPi는 순수하게 경제적 측면만 고려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향후 신공항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까지 검토했다는 것이다.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신규 공항 후보지가 선정되었을 때 법적·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했다"면서 "단계적인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한지 여부, 그리고 프로젝트 중에 정책변화가 있을 가능성까지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