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모의논술, 과신하단 큰코다쳐
2016.06.28 19:25
수정 : 2016.06.28 22:32기사원문
대학들이 논술전형의 축소 속에서도 모의논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모의논술은 본인이 지망하는 대학의 논술전형 유형과 특성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채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대학과 입시전문가 모두 모의논술 결과만 믿고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들 모의논술 확대…2만명 넘게 치러
26일 대학들은 올해 수시모집을 겨냥해 수험생을 대상으로 모의논술을 진행했다. 모의논술은 논술고사에 대한 정보 부족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속에 대학들이 이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대학 입장에서도 수험생들에게 논술의 부담을 덜어줘 지원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실제로 논술전형 모집인원이 줄어들고 있지만 모의논술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가장 대규모의 모의논술을 진행하는 대학은 단국대로 5000여명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보다 대상인원을 3000명 늘렸을 뿐만 아니라 올해는 채점결과도 공개한다.
경희대는 3200명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모의논술을 진행했고 한양대가 온라인으로 2200명, 광운.숭실.이화여대 등도 2000여명이 참여해 시험을 치렀다. 성균관대는 학교별로 신청을 받아 문제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동국대는 오프라인 모의논술에 이어 찾아가는 모의논술을 진행하고 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자연계를 예로들면 논술시험에서 수학만 보는 대학, 수학.과학을 함께 보는 대학, 과학을 선택해주는 대학이 있다"면서 "이처럼 학교마다 출제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의 모의논술을 풀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모의논술 채점' 믿을 수 있을까
문제는 모의논술의 채점이다. 대규모의 수험생들이 모의논술을 치르지만 실제 논술고사 만큼의 채점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학가의 반응이다. 특히 일부 대학에서는 모의논술을 출제한 교수들이 아니라 대학원생이나 강사들이 채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사립대의 전 입학관련 부서 직원은 "실제 논술고사는 출제교수들이 문제를 만드는 과정부터 채점 기준을 만들기까지 많은 토론과 협의가 이뤄지고 직접 채점을 한다"면서 "하지만 모의논술은 출제의도만 던져주고 대학원생이나 강사들이 채점하는 경우가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채점 결과를 알기를 원하겠지만 모의논술 점수가 실제 지원여부를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대학들이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모의논술고사 점수를 부풀릴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사립대 관계자도 "학생들이 모의논술 결과에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마치 '이 대학 논술에서 이 정도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모의논술을 치렀거나 치르는 13개 대학중 3곳은 채점결과를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모범답안이나 채점가이드를 제공한다. 채점을 공개하는 대학중에서도 경희대는 3200명중 선착순 700명, 세종대는 선착순 400명 등 일부분에게만 결과를 알려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