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고생, 동네로 휴가 가자!

      2016.08.04 17:21   수정 : 2016.08.04 17:21기사원문
8월 여름 휴가철이다. 유명 관광지를 가면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무더위에 사람 구경만 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사람들이 떠난 도심에서 여유롭고 한적한 휴가를 즐길 순 없을까. 때마침 한국관광공사가 '도시에서 만난 휴식'이라는 테마로 8월에 가볼만한 여행지 6곳을 선정·발표했다.


■무더위 식히는 서울 도심 피서지, K스타일허브&서점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문을 연 K스타일허브는 한국적인 멋과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이색 피서지다.
여러가지 전시와 체험 시설을 즐기며 무더위를 잊기 좋다. 2층엔 최첨단 IT기술을 접목한 관광안내센터와 한류스타 디지털 체험 시설이 있다. 3층은 한식전시관, 4층은 전통차와 음료, 다과를 즐기며 쉬어가는 공간으로 꾸몄다. 마지막 5층은 한국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트 상품을 전시.판매하는 아트마켓관이다. 아트마켓관 맞은편엔 무료 한복 체험 코너도 있다.

K스타일허브 인근에 자리한 영풍문고와 교보문고, 인터파크 명동 북파크 등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맞춤 피서지로 꼽힌다. 서가 곳곳에 독서 공간을 마련해 책을 편하게 접할 수 있다. 또 맥주를 마시며 책읽기를 즐길 수 있는 동네책방 '북바이북', 금요일 밤마다 심야책방을 여는 '북티크'는 나 홀로 보내는 도심 피서지로 제격이다.

■메타세쿼이아 숲에서 휴식,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전은 교통의 중심지이자 과학의 메카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둘레산길, 호반길 등 자연 여행지가 가득하다. 서구 장안로에 자리한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대전을 대표하는 자연 관광지다.

휴양림 전체 면적 약 82ha 중 20여ha가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덕분에 숲으로 들어서면 나무 장벽을 두른 듯 서늘한 공기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숲속산림욕장에는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피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평상과 의자가 놓였다. 돗자리 하나 들고 찾아가 쉬기 좋은 장소다. 숲속어드벤처는 휴양림의 명소다.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아슬아슬한 경사로를 지나 스카이타워 전망대에 닿는다.

대전 시가지와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식장산전망대, 태평전통시장에 있는 태평청년 맛it길, 음악과 미술, 스포츠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대전문화예술단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대전을 한눈에 살펴보는 대전역사박물관도 함께 돌아보면 좋은 여행지다.


■연꽃마을의 여름 전원생활, 청주 청원연꽃마을

충북 청주는 청원군과 통합하면서 한층 매력적인 여행지로 거듭났다. 덕분에 도심을 연계한 시골살이 여행도 가능하다. 청원연꽃마을은 청주 시내에서 12~15㎞ 거리다. 지난 2001년 연꽃을 심으며 새롭ㄴ게 변모, 농촌체험마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옛 논과 저수지에 조성한 연밭을 중심으로 연잎칼국수나 연잎밥 체험, 전통 부채 민화 그리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른 아침에 활짝 핀 연꽃을 보고 싶은 이들은 찜질방을 갖춘 마을 황토방에서 묵어갈 수 있다. 마을 가까이 은적산도 볼거리다. 단군성전과 봉수대가 있는 청주의 해맞이 명소다. 너른 터와 정자가 여유롭다.

지난 7월 1일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수암골벽화마을 등 청주 시내와 연계하면 여름휴가 코스로 손색이 없다. 옛 청원군의 청남대, 미동산수목원도 여름 나들이 삼기에 알맞은 쉼터다.


■도심서 만나는 초록 세상,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한여름 불볕더위가 아무리 기세등등해도 대숲에 들어서면 금세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울산 시민이 사랑하는 도심 속 쉼터 '태화강 십리대숲'은 가족, 친구와 산책하거나 홀로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대숲은 음이온이 풍부해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킨다. 십리대숲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따라 옛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약 4㎞(10리)에 걸쳐 있다. 십리대숲이라는 명칭이 여기에서 유래했다.

울산 지역 최초의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 교량인 옛 삼호교는 등록문화재 104호다. 태화루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멀리 십리대밭교를 바라보며 쉬어 가도 좋다. 강 건너편 태화강전망대에 올라가면 십리대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와 십리대밭을 오가는 나룻배도 있다. 숲의 에너지로 심신을 가득 채운 뒤에는 푸른 물결 넘실대는 바다로 가자. 대왕암공원과 슬도, 울주군의 간절곶과 진하해수욕장이 좋다.

■무등산 자락서 즐기는 풍류와 자연, 환벽당과 풍암정

광주와 담양군 남면의 경계가 되는 증암천에는 식영정, 소쇄원 등 담양의 누정과 쌍벽을 이루는 환벽당과 취가정이 있다. 환벽당에서는 주말마다 풍류의 장이 펼쳐진다. 녹음이 짙은 정원을 내려다보며 차향을 나누고, 판소리와 대금 연주 등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오는 20일부터는 환벽당, 소쇄원, 식영정 등 광주와 담양 지역 누정.가사 문화권을 중심으로 '풍류 남도 나들이'가 열릴 예정이다.

환벽당 인근에는 충효동 왕버들군과 광주호 호수생태원이 있다. 왕버들군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의 이야기가 전하며, 생태탐방로가 조성된 호수생태원은 시원한 휴식 공간이다. 충효동에서 무등산 자락으로 오르면 무등산수박마을, 광주 충효동 요지, 원효계곡에 자리 잡아 탁족하기 좋은 풍암정 등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 기대승의 위패를 모신 월봉서원에서는 '꼬마철학자상상학교' '선비의 하루' '살롱 드 월봉' 등 독특한 선비 체험이 펼쳐진다.


■"박물관에서 여름 민어회까지" 목포 갓바위 지구

전남 목포 갓바위 지구는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인 곳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편하고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갓 쓴 선비를 닮은 바위 두 개가 나란한 갓바위부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등을 돌아보면 하루해가 짧다.

해양유물전시관은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배와 거기 실린 다양한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
우리 전통 배인 한선(韓船)의 역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선박도 살펴볼 수 있다. 차범석, 박화성 등 목포 출신 문인들의 자료를 모아둔 목포문학관과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의 작품을 전시한 남농기념관은 목포가 예향으로 불리는 까닭을 알려준다.


먹거리로 가득한 남진야시장과 화려한 분수가 밤바다를 수놓는 평화광장도 목포 도심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준다. 그리고 지금이 제철인 민어회도 놓치지 말자.

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