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류 때리기는 '지나친 확대해석'

      2016.08.08 17:36   수정 : 2016.08.08 22:45기사원문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직후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류 연예인들의 활동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의 불합리한 조치가 한류산업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행사 취소나 방송 하차 등 일부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예정된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중국 활동 연예인들이 소속된 기획사들은 "미리 걱정하기 보다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8일 주요 연예기획사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류 연예인 대부분은 기존에 정해진 스케줄을 그대로 소화할 계획이지만 중국 당국의 정책과 민감한 현지 여론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김우빈, 수지 팬미팅 돌연 연기와 유인나의 중국 드라마 하차설이 동시에 터지면서 중국의 한류 때리기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일부 아이돌 그룹의 중국 일정이 잇따라 취소되고 라디오.TV.영화 산업 등을 관리·감독하는 국무원 직속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8월부터 한국 연예인들의 활동을 제한한다는 소문까지 돌자 연예계에 비상이 걸리는 듯했다.


하지만 '사드 괴담'이나 '카더라'식의 소문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9월 1일부터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이 금지된다는 소문은 방송 화면을 조작한 합성사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된 것이었고, 송중기의 중국 드라마 출연 무산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현재 중국 활동이 예정된 연예인들도 대부분 "일정에 변동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비자 승인이 걸려 영화 '시칠리아의 햇빛 아래' 개봉일 상영회에 불참설이 나왔던 이준기도 지난 6일 예정대로 베이징에 도착했고, 이준기와 아이유가 출연하는 TV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중국 방영도 지난 5일 광전총국이 허가를 내렸다.

연예기획사들은 '오비이락식' 해석을 지양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사드 논란 이전인 지난 7월 1일부터 외국 콘텐츠 규제에 들어갔다. 한국 연예인만을 대상으로 제재를 시작한 것도 아닌데 괜히 긁어부스럼을 만들어 불씨를 키우게 될까봐서다. JYJ의 멤버 김준수가 소속된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김준수가 6일 홍콩 공연을 마지막으로 아시아 투어를 성황리에 끝냈다. 현재로서는 중국발 사드 여파 사례는 없다. 앞으로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아이유의 중국 팬사인회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고 다른 중국 활동 연예인들도 문제가 불거져나온 부분은 없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현재로선 체감할만한 제약은 없다. 눈치만 보고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일부 연예인의 해외활동 제약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미치는 스타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미 YG, SM, FNC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지난 5일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게다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산업의 중국 수출액은 2014년 기준 약 13억4123만달러(약 1조4481억원)로 전체 수출액 중 26.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이에 한류 산업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양국 외교 문제로 인해 한류가 휘청하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공연기획사 대표는 "중국은 �시(인맥)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다. 긴밀한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합작, 현지화 형태의 사업에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중국이 우리 상품을 소비하는 1기, 중국 자본이 한국에 유입되는 2기를 넘어 국내 인력과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 탄탄한 한류 기반을 만들어야 할 3기에 접어드는 단계에서 '신냉전' 기류가 형성돼 안타깝다"면서도 "강력한 한·중 네트워크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