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훈 권익위원장 "김영란법, 대단히 현실적인 법"

성영훈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인들 앞에 직접 나서 입법 당위성을 역설했다.

성 위원장은 21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250여명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투명사회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란 주제로 조찬 강연을 했다.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김영란법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성 위원장은 기업인들에게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들며 입법 효과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청탁금지법은 2011년 6월 김영란 전 위원장이 발의하겠다고 공표하고 5년3개월이나 걸렸는데 대단히 현실적인 법"이라며 "(식사, 선물, 경조사비 한도인) 3·5·10(만원) 기준은 바로 국민들이 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직자 접대 한도 기준이) 미국 20달러, 일본 5천엔, 독일 25유로, 영국 20~30파운드로 다들 우리와 비슷하다"면서 "독일은 대가성이 없어도 1년 이하 징역 보낸다"고 설명했다.

성 위원장은 "국민은 59.1%가 우리 사회를 부패하다고 하는데, 공무원은 57%가 공직사회는 청렴하다고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이중잣대"라며 "국제투명성기구의 CPI(부패인식지수)라는 게 있는데 우리나라가 100점 만점에 56점, 168개국 중 37위에 그쳤다. 일본, 홍콩, 대만보다도 밑에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해외부패방지법, 영국은 반뇌물법 등 선진국들도 청렴문화 입법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특히, 성 위원장은 1999년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를 예를 들며 "부정청탁의 고리가 작용한 사건"이라며 김영란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5월 김영란법 시행령이 발표된 직후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법 시행에 따른 경제적 피해 전망 보고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보고서에 법 시행으로 1년간 11조6000억원의 피해를 본다고 했는데 계산법이 틀렸다"면서 "기업 접대비가 43조6800억원인데 국세청에 신고된 법인 접대비는 9조43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럼 그 차이는 뭐냐, 쟁여놓은 게 있냐, 비자금 쓴 것이냐. 이래서 청탁금지법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법으로 제재받거나 처벌받는 분이 한 분도 없고, 그런 상태가 몇 년가서 더 이상 이 법이 필요없었으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며 강연을 마쳤다.

[e-mail]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