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들기전 만나러 오세요, 이 푸르름

      2016.09.29 16:44   수정 : 2016.09.29 18:22기사원문

【 횡성(강원도)=조용철 기자】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강원도 횡성은 동쪽의 치악산과 남쪽의 백운산이 남한강과 섬강 줄기를 포근히 감싼 듯한 분지 지형을 갖고 있다.

기온 차가 심하고 밤낮의 일교차도 뚜렷할 뿐 아니라, 한우 사육 지역은 해발 100~800m에 걸쳐 표고 차가 고루 분포하는 데다 목초, 산야초가 풍부하고 볏짚 구입도 쉬워 질 좋은 한우를 키우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횡성군의 최고봉으로 해발 1261m에 이르는 태기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주변의 산야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 으뜸인 명산이다. 삼한시대 말기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에게 쫓기다가 이곳에서 태기산성을 쌓고 군사를 길러 신라와 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태기산 자락인 성골 골짜기에는 허물어진 성벽을 비롯해 집터와 샘터가 곳곳에 남아 있다.


태기산 능선을 따라 줄지어 선 20기의 풍력발전기 옆으로 개설된 임도를 따라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안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계곡이 빚어내는 단풍이 아름다워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상 부근에서 바라보는 풍력발전기의 모습과 그 뒤로 보이는 산과 들판의 풍경은 한마디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쾌하다. 낮은 구름으로 인해 산들이 섬처럼 보일 때 특히 아름답다.

횡성군 안흥면과 평창군 방림면을 연결하는 고갯길 문재를 넘는 경강도로는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1995년 고개 아래로 터널이 각각 뚫리면서 도로의 역할은 끝나고, 다시 숲이 됐다.

안내책자에도 잘 나오지 않는 사재산 명품 숲길은 2010년 산림청이 가장 먼저 '명품숲'으로 지정한 곳이다. 수령 100년 가까운 아름드리 낙엽송 숲이 일품이며 상암리 입구에서 문재 정상까지 약 5.6㎞ 구간은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입구에 들어서면 자작나무 기둥에 담쟁이가 타고 오르는 모습부터 명품 숲길의 풍광을 예고한다. 약 2㎞를 오르면 오른편으로 아름드리 낙엽송 군락이 빼곡하다. 최고 높이 37m에 가슴높이 지름이 60㎝에 달하는 낙엽송 숲으로 수령이 100년 가까이 된다.

인공림인 낙엽송 숲을 지나면 천연림인 소나무 숲으로 연결된다. 두 개의 숲 사이에는 공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무대와 관람석까지 갖춘 야외 학습장이 있다. 문재 정상에 이르는 구간에 잣나무와 철쭉 길을 포함해 4개 코스, 12㎞의 탐방로가 마련돼 있다. 탐방로 중간중간에 산골마을과 숲길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호젓하게 걷기 좋은 길이다.

해발 1200m의 청태산은 태조 이성계가 관동지방을 가다가 아름다운 산세에 반하고 큰 바위에 놀라 '청태산(靑太山)'이란 휘호를 내렸다고 한다. 청태산자연휴양림은 천연림과 인공림이 잘 조화된 울창한 산림을 보유하고 있다. 휴양림에서 청태산 정상까지는 6개 등산로를 통해 오를 수 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이용이 가능한 800m 규모의 데크로드가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놓여있어 누구나 쉽게 숲을 접할 수 있다.

갑천면 대관대리 일원에 위치한 횡성호는 지난 2000년 남한강 제1지류인 섬강의 물줄기를 막은 횡성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총 저수량 8690만t, 유역면적 209㎡인 횡성호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횡성호수길은 2011년 가을에 개통됐다.

횡성호수길은 모두 6개 구간으로, 총 길이는 27㎞에 달한다. 가장 짧은 3구간은 1.5㎞로 1시간 정도가 걸리고, 가장 긴 4구간과 6구간은 각각 7㎞로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6개 구간 중 호수를 가장 가까이서 걸을 수 있는 5구간은 난이도가 낮아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회귀 코스라 인기가 높다.


횡성에선 우리나라 최고의 한우 브랜드인 '횡성한우'를 테마로 한 '횡성한우축제'가 열린다. 12회째를 맞는 올해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5일간 섬강 둔치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우수한 품종의 명품 한우를 저렴하고 풍성하게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우주제관, 한우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관들이 마련돼 있어 오랜만의 가을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한다.

육즙이 풍부한 최고의 쇠고기 맛을 즐길 수 있는 '횡성한우고기 전문점'과 '횡성한우 셀프 코너'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한우보다 저렴한 가격에 산지에서 직접 공수하는 명품 한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전문점에서 한우를 구입해 셀프 코너에서 직접 구워 먹거나 일반음식점을 이용하면 된다.

축제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기다리는 것은 바로 '무료시식'. 한우고기 시식회에서 맛있는 횡성한우를 맛보자. 무료시식 외에도 횡성 특산물을 이용한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 한우와 함께하는 신나는 요리체험 등 횡성한우축제에는 입맛을 당기는 다양한 행사들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횡성한우축제는 횡성한우의 '맛'과 함께 풍성한 한우문화를 체험할 수도 있다. 한우의 역사와 맛의 비결에 대해 알려주는 '한우주제관'을 비롯해 소 밭갈이 체험, 송아지와 함께하는 놀이마당, 외양간 체험, 한우놀이터 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체험을 통해 한우를 만날 수 있다.
또 소달구지 타기, 한우 로데오 게임, 소 여물주기, 워낭 던지기, 인간 소싸움 등 한우축제를 더욱 즐겁게 하는 즉석 게임들도 눈길을 끈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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