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들은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 썼나' 예술인들, 헌재 앞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 규탄

      2016.12.29 12:17   수정 : 2016.12.29 12:19기사원문

영화·연극·음악 등 각계 문화예술인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의 사퇴 촉구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증거인멸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는 29일 오전 11시께 서울 재동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블랙리스트 작성의 책임자라는 정황이 특검과 언론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검열을 주도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명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즉각사퇴와 구속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 낭독과 함께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지정 및 관리를 풍자한 이들은 비닐봉지를 찢어발겨 던지며 이 같은 정부행태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조 장관은 특검의 압수수색 불과 며칠 전 집무실의 본인 컴퓨터 교체를 지시하고 문화부 예술정책과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마저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술을 검열하고 문화행정의 몰락을 주도한 조 장관, 박 위원장, 김 위원장이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이들이 올해 안에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강제사퇴를 위한 전면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이 같은 사태가 ‘헌법상 창작과 표현이 자유가 명시돼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국정을 농단한 불법 정권의 문제’라고 규정하고 헌재에 현 정권을 즉각 탄핵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조 장관은 전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적도, 지시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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