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반관반민 대화' 사실상 무산
2017.02.26 17:53
수정 : 2017.02.26 17:53기사원문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다음 달 1∼2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할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지난 24일 오전 승인했다가 몇시간 뒤 돌연 취소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비자승인 번복 결정은 이날 말레이시아 정부가 유엔의 WMD 명단에 속한 VX가 김정남 암살에 사용됐다고 발표하면서 나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번 대화는 북한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여러 차례 미국과 접촉을 시도한 끝에 도널드 자고리아 미 외교정책위원회 부회장의 주선으로 준비됐다.
북한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 국장을 비롯한 정부 측 인사가,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 등 전직 정부 관계자들이 대화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이번 대화는 미국과 북한이 약 6년 만에 처음으로 미 본토에서 접촉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북한의 잇단 도발로 결국 불발됐다.
NYT는 이번 대화가 트럼프 행정부가 차후 북한과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거나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하는 장으로 비춰졌지만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김정은과 핵협상을 하겠다"며 대화의지를 보였지만 지난 11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강경 입장으로 변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최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에 대해 매우 화났다"며 북한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미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관계 악화를 넘어 외교적, 경제적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jmar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