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찾은' 文 "여러분이 정권교체 주인공"... '집토끼' 관리
2017.05.03 19:01
수정 : 2017.05.03 19:31기사원문
【창원·진주(경남)=김호연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집토끼 관리'를 시작으로 종반전으로 들어선 '대선 매조지'에 나섰다. 안방인 경남에서부터의 확실한 대세 굳히기를 통해 지지세를 공고히하고, 4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에서의 기선제압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 지역이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텃밭으로 꼽히는 마산·진주를 집중 공략함으로서 정면 돌파의 의지도 다졌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후보는 경남 마산과 진주를 잇따라 찾아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그동안 공을 들여온 TV토론이 지난 2일 끝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첫 지방일정으로 안방인 경남을 찾은 것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문 후보는 압도적 승리로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최측 추산 1만명의 지지자와 시민들이 몰린 가운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유세에 나선 문 후보는 "경남에서 부는 정권교체 동남풍이 이제 전국에 태풍이 되었다. 여러분이 정권교체의 주인공"이라면서 "압도적으로 정권교체 해야 나라가 안정된다. 그래야 개혁이든 통합이든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고 참석자들은 큰 환호로 화답했다. 지역의 숙원사업인 마산 가포 신항, 해양신도시 개발사업 재평가, 프로야구 NC다이노스 마산야구장 추진, 창원의 특례시 지정 등도 공약했다.
홍 후보를 겨냥한 '작심 발언'도 쏟아냈다.
문 후보는 "우리 경남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후보도 있죠"라고 물은 뒤 "도지사 하면서 하루아침에 아이들 급식 끊어 버렸다. 그나마 있던 진주의료원 폐쇄해서 우리 도민들 힘들게 만들었다"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또 "도대체 홍준표 후보가 우리 보수를 개혁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후보냐"면서 "반대로 가는 후보 아니냐. 자부심 높은 우리 경남이 용납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문 후보의 구애 손길에 민심의 변화도 감지됐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최 모씨는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번 정부에 너무 실망을 많이 했다"며 "반면 문재인 후보는 사람 됨됨이 등이 마음에 들어 지지하게 됐다. 홍준표 후보는 진취성이나 호방함 등은 좋지만 도지사하면서 급식 문제 등 민생 부분에서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진주로 자리를 옮겨서도 맞춤형 지역공약 등을 제안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문 후보는 진주 혁신도시의 변화를 바탕으로 진주, 사천을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고, 경남을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산업 중심지로 만들 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공공보건 의료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혁신형 공공병원, 보건의료복지 통합센터를 설치, 공공의료분야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서부경남에 관광휴양 벨트를 조성해 일자리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제안했다.
△산청, 함양, 거제, 합천 지역을 중심으로한 항노화 클러스터 △하동과 남해, 사천을 중심으로한 지역특화 관광휴양 벨트 조성 등도 약속했다.
한편, 이날 문 후보측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 보도'에 대해 강경대응하며 혹시 모를 '불씨' 차단에도 전력을 다했다.
문 후보 측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해수부 공무원의 일방적인 말만 갖고 민감한 시기에 이러한 보도를 한 데 유감"이라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박근혜 정권이 인양 의지가 없어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해수부가 고의로 인양을 늦춘다는 의혹이 있었지, 이걸 문 후보와 연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고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 언론은 전날 익명의 해수부 공무원 발언을 인용, 해수부가 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기 위해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하며 차기 정권과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언론사는 기사를 삭제하고 해명 자료까지 배포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