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놀러갔다 오겠다던 여중생.."이제 숙녀가 됐을텐데"

      2017.05.15 15:40   수정 : 2017.05.15 15:40기사원문
“엄마, 잠깐 놀러갔다 올게요”
2006년 5월 잠시 나간다던 막내딸이 11년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작업도, 언론을 통한 보도도 소용 없었다. 세월이 흘러 막내딸은 어머니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멍으로 남았다.

이은영씨(당시 13세·여)를 찾고 있는 어머니 오모씨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15일 경찰청과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슬하에 1남 1녀를 둔 오씨 가족은 당시 경남 양산시 웅상읍 소주리 대동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자 막내였던 은영씨는 웅상여중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키 151㎝, 체중 40㎏의 귀엽고 예쁜 소녀였다.

화목한 오씨의 가정에 평화가 깨진 것은 2006년 5월 13일. 집에서 컴퓨터를 하던 은영씨가 오후 1시께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외출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오씨는 “평소처럼 ‘놀러갔다 오겠다’며 컴퓨터까지 켜놓고 외출한 후 현재까지 귀가하지 않고 있다”며 “코와 입 사이에 2㎝ 정도 흉터가 있다. 당시 무테안경을 쓰고 흰색 후드티셔츠와 검정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밤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전했다.

은영씨가 밤이 늦도록 귀가하지 않자 오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곧바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섰다. 약 200명이 동원돼 인근 천성산과 동네 주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씨가 아는 단서라고는 은영씨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2살 어린 박동은씨(당시 11세)와 함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사라졌다는 것뿐이었다.

결국 오씨는 직접 나섰다. 부산과 울산, 김해 등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홍보전단을 대량 배포했다. 언론의 도움으로 각종 신문과 방송에서도 은영씨와 동은씨의 실종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은영씨를 봤다는 제보도 이어졌지만 번번이 허탕이었다. 오씨는 “제보가 이어져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대부분 신빙성이 없거나 허위제보라 수사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씨는 행방을 감춘 은영씨를 잊을 수 없어 슬픔과 눈물 속에서 살아왔다.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막내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당시 꿈 많은 소녀였던 은영씨도 이제 20대 중반의 숙녀가 됐다.
오씨는 “금방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은영이와 동은이가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은영이와 동은이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