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장악한 SKT ‘누구’-KT ‘기가지니’, 자동차로 영역 넓힌다

      2017.06.06 14:57   수정 : 2017.06.06 14:57기사원문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업계 ‘빅2’가 인공지능(AI)을 무기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뛰어든다. 지난해 연말부터 각각 AI비서 ‘누구(스마트스피커)’와 ‘기가지니(셋톱박스)’를 무기로 한국인의 안방을 공략한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차량용 AI비서로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동안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구축해온 스마트홈을 운전자가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길 안내와 음악감상 등까지 자사 AI비서를 통해 수행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즉 AI 생태계를 키우면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등 미래 먹거리 선점경쟁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SKT, T맵에 AI 적용…9월 말 차량용 AI 비서 출시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음성인식 기반 AI기술이 적용, 이르면 9월 말부터 차량용 AI비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AI비서 ‘누구(NUGU·스마트스피커)’ 상용화 과정에서 축적한 딥러닝(인간두뇌와 유사한 심층학습)을 T맵과 결합해 차량용 AI비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또 AI기반 T맵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 ‘카 라이프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운전 중 음성명령을 통해 T맵 작동은 물론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고 교통정보 등을 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IoT 등과 연동해 집안 생활가전을 차량 내부에서 음성으로 제어하는 ‘C2H(Car to Home)’ 서비스까지 구현하겠다는 게 SK텔레콤의 목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와 AI 비서 ‘누구’를 연동한 바 있다. 이른바 ‘H2C(Home to CAR)’ 서비스로, 이용자가 집 안에서 ‘누구’에게 음성명령을 내려 자동차 위치를 찾고 시동을 켜는 형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음성인식률 제고와 전용 클라우드컴퓨팅 강화 등 내부엔진을 고도화하면서 파트너사와 협력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기가지니’-현대차 ‘아이오닉’, 차량용 AI비서 ‘맞손’
KT 역시 AI비서 ‘기가지니’를 고리로 현대차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 중이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기가지니’를 차량 및 가정용 기기와 연동하는 형태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협력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사는 국내 최초로 텔레매틱스(차량에 탑재된 무선인터넷) 서비스 ‘블루링크’를 제공한 바 있다.

또 현대차 자율주행차 ‘아이오닉’과 ‘기가지니’를 연동해 원격으로 자동차 시동을 걸고, 위치 안내를 받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와 관련, KT는 연동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한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달 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마케팅전략본부에 ‘기가지니사업단’을 신설, 기가지니 마케팅을 비롯해 신규 서비스 개발과 사업제휴 등에 박차를 가한 것과 이번 달부터 개발자 포털 사이트를 통해 기가지니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자율주행 시대에는 더욱 풍성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차량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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