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靑오찬 보이콧..보수층 결집, 의도된 무시전략?

      2017.07.17 15:36   수정 : 2017.07.17 15:36기사원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청와대의 거듭된 오찬 초청에도 요지부동이다.

표면적 이유는 자신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본회의 통과와 관련, 당시 민주당이 집권시 재협상하겠다고 한 만큼 '정치적 들러리'를 설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강한 야당론과 보수층 결집 등 다양한 함의가 내포돼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홍 대표는 여의도 당사로 찾아온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거듭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대표 오찬 초청에 비슷한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洪대표, 19일 靑오찬 불참 재확인
강효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홍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 안 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회담이 열리면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 가장 이슈가 될 텐데, FTA통과 당시 황우여 당시 원내대표가 8개월째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홍 대표가 원내 지휘권을 갖고 이틀만에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그때 민주당이 자신들이 집권하면 재협상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슬쩍 넘어가려는 데에 들러리로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여야대표 회동은 제1야당인 한국당의 불참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청와대도 홍 대표의 참석을 계속 기대하면서도 오는 19일로 예정된 여야대표 초청 순방성과 설명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가 역제안한 원내대표 회동에 대해서도 방미·주요20개국(G20) 정상외교 등 해외 순방의 성과와 한반도 안보·외교 정세에 대한 새정부의 각오나 비전 등을 설명하는 자리인 만큼 당 대표가 참석대상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강한 야당·보수층 결집…다목적 포석
홍 대표의 이 같은 강경 모드 이면에는 제1야당 대표로서 '만남을 위한 만남'을 갖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정부 1기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중인 가운데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부적격자로 분류한 인사들을 임명 강행한 만큼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 테이블을 마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강한 야당대표'로 당직 인선 등 조직개편 마무리와 향후 고강도 당 쇄신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추가경정예산안이나 정부조직법 처리를 요구할 게 뻔한 마당에 자칫 오찬 들러리에 머물 경우 야당대표로서 리더십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추경 및 정부조직법 국회심의 복귀로, 정국주도권의 키가 여권으로 넘어가고 야권 공조의 틀에 균열이 생긴 만큼 이에 대한 항의성 차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원전 정책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 한국당 입장에서 볼때 '좌편향적 포퓰리즘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불만을 품고 있는 보수층의 결집을 시도하는 스탠스라는 관측이다.

보수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바른정당은 물론 홍 대표 본인이 여권 2중대로 규정한 국민의당과 '정치적 겸상'을 할 수 없다는 '의도적인 무시전략'의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이현출 건국대교수는 "1기내각 인선 강행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출과 제1야당 대표로서 결코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나름의 결기, 야권 공조 균열에 대한 항의, 바른정당에 대한 의도적 무시전략, 단독 영수회담 요구 등이 다양하게 내재된 전략적 스탠스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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