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안 한 바캉스, 그 끝은..
2017.08.03 17:54
수정 : 2017.08.03 17:54기사원문
여름 휴가철에는 피임약이 1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다. 휴가철 생리 기간을 조절하려는 사람도 있는 반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제대로 된 피임법을 알지 못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조병구 위원(노원에비뉴여성의원 원장)은 3일 "피임약을 매일 정해진 시각에 용법대로 복용하기만 하면 99% 이상의 피임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하지만 복용을 잊어버려서 불규칙하게 임의대로 복용하면 부정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피임효과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피임의 기본, 피임약 복용
피임을 위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피임약이다. 하지만 어떤 피임약을 골라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때는 산부인과에서 전문의와의 상담과 복약 지도를 받으면 훨씬 수월해진다. 산부인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피임약이 부작용이 더 적다.
물론 약국에서 쉽게 일반 피임약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복용법은 지켜야 한다.
대부분의 피임약은 월경 시작일부터 매일 1알씩, 하루 중 같은 시각에 빠뜨리지 않고 21정을 복용해야 피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복용을 마치고 7일 동안 휴약기를 가지고, 8일째 다시 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한다. 이로써 피임효과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
피임약 복용을 잊어버린 후 12시간이 지난 경우라면, 복용 시작 1~2주차와 3주차 이후의 복용방법이 달라진다. 피임약 복용 시작 1~2주차라면, 생각난 즉시 잊은 정제를 복용한 뒤 원래 복용하던 시간에 또다시 복용한다. 상황에 따라 2알을 한꺼번에 복용할 수도 있다. 이후에는 기존처럼 매일 한 알씩 같은 시간대에 복용하도록 한다. 하지만 7일 동안은 피임약 복용과 동시에 콘돔 등 보조 피임법을 병행해야 한다.
피임약 복용 후 3주차라면 다시 피임약을 복용하고 휴약 기간 없이 바로 다음 달 약 복용에 들어가야 한다.
조 위원은 "경구피임약 복용을 시작한 후 생리양이 줄거나 휴약기에도 생리가 시작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지 않게 해서 피임을 하는 피임약의 원리 때문으로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수개월 이내에 원래의 생리 주기대로 돌아오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리양 감소나 생리 불순이 피임약 복용이 아니라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길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가까운 산부인과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은 경우도 많다. 응급피임약은 평균적으로 약 85%의 피임 성공률을 보인다. 따라서 완벽한 피임법은 아니다. 또 응급피임약을 여러 차례 반복해 복용하면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피임효과가 더 감소될 수 있다.
이외에도 응급피임약은 먹는 피임약의 약 8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복용 시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피로 및 불규칙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체내 삽입형 피임기구도 고려
매일 정해진 시간에 피임약을 복용할 수 없다면 체내 삽입형 피임기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존에 많이 알려진 자궁 내 삽입 장치로는 미레나(Mirena), 루프(Loop) 등이 있다. 최근에는 기구의 크기가 작아지고 호르몬 용량도 줄어든 자궁 내 삽입장치인 제이디스도 사용되고 있다. 이 장치는 기존 경구피임약과 자궁 내 장치의 장점만을 혼합했다. 황체호르몬인 레보노르게스트렐이 매일 자궁내막에 소량씩 방출되는 것은 기존 미레나와 같다. 하지만 미레나 대비 호르몬 함량이 3.8배 낮고 3년 주기로 교체된다.
자궁내 장치들은 임신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다. 제거한 후에는 가임력이 곧 회복된다.
또 팔 안쪽에 삽입하는 '임플라논'이 있다. 이 기구는 자궁 내 삽입 장치보다 거부감이 덜하다. 임플라논은 길이 4㎝, 폭 2㎜ 크기의 작은 성냥개비 모양 봉을 팔 안쪽에 이식하면 하루 약 30㎍ 정도의 황체호르몬이 혈액으로 방출해 배란을 억제해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