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많아서 골머리 앓던 우버이츠... 등급제 도입하나?
2017.09.03 14:00
수정 : 2017.09.04 11:05기사원문
세계 최대의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한국에 설립한 음식배달 O2O서비스 '우버이츠'가 상륙 한 달을 앞두고 배달원에 대한 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버이츠는 출범 이후 일반인 오토바이 · 자전거 기사 등록이 폭주하고 배달 주문 양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한국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달원에 대한 등급제를 실시하고 나아가 배달원이 상시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인 '우버 스테이션'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버이츠의 등록 배달원들은 오전 11시를 시작으로 오후 3시,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 시간당 인센티브(이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시간은 인센티브가 없는 대신 배달 금액에 할증을 붙어 1.2배로 대신하고 있다. 또 상시적인 프로모션도 실시하면서 배달원들의 들쑥날쑥한 수익을 보장해주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버이츠 측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예상을 뛰어넘는 배달원 등록으로 비용 지출 산정에 오류가 있었다"면서 등급제를 도입해 배달원 간에 차등된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우버이츠는 사업 2주차부터 급속도로 일반인 라이더 등록이 늘었다. 지난달 7일 시범서비스 기간부터 현재까지 평일에 약 5명 주말에 약 10명 이상 등록을 하였으며 많을 날에는 하루 20명 이상 강남 사무실을 찾아와 교육을 하는 등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이를 볼 때 7일부터 현재까지 우버이츠에 등록한 배달원은 약 500명이며 베타테스트 중이었던 올해 4월부터 등록한 배달원의 수를 합치면 약 600명에 이를 것으로 집계된다.
우버이츠와 일반인 배달원들은 서로 고용계약을 하지 않는 대신 배달원 자신이 원할 때 일을 하고 배달 대기권 안에서 개인 활동을 하다 콜(주문)이 들어올 시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이렇게 자유로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면서 인근 직장인이 용돈벌이로 모이는가 하면 생각보다 두둑한 시간당 인센티브가 입소문을 타면서 경쟁 배달 대행업체나 퀵서비스 등의 업계에서 건너온 이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일부 얌체 배달원들이 배달은 안 하고 인센티브 수령만을 목적으로 배달콜을 받기 어려운 한강 잠원지구나 남부 순환로 인근에 대기하는 수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중순 우버이츠는 배달원 등록에 제동을 걸었고 결국 배달원 등급제까지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원 등급은 우버의 글로벌 정책에 따라 콜당 처리 능력과 수락률 등 배달원 서비스 평가에 따라 3등급으로 나뉘며 현재 분류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우버이츠 드라이버용 앱이 업데이트를 실시하였고 이제 반영 타이밍만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배달원들이 3등급으로 나뉘면서 점차 풀타임 근무를 하는 배달원은 높은 등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반면 파트타임 배달원은 아래 등급으로 나뉠 것으로 보여 업계가 술렁일 전망이다.
또 우버이츠는 배달원이 대기 시간에 머무를 수 있는 일명 '우버 스테이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우버 스테이션은 배달원이 주문이 없을 때 휴식을 취하고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동안 배달원들은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었다.
현재 O2O 배달업계 중에서는 '부릉'이 전국 물류 거점에 설치한 80여 개의 '부릉스테이션'이 대표적이다.
한 배달원은 "우리만의 공간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각자 개인 플레이를 하는 지금과는 달리 다른 배달원들과 친분을 쌓고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