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모정에 덧입힌 ‘희생부활자’의 참혹한 새 얼굴
2017.09.07 17:52
수정 : 2017.09.07 17:52기사원문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만인의 배우, 김해숙. 그녀 앞에 놓인 수식어는 ‘국민 엄마’ ‘명품 중견 배우’ ‘믿고 보는 배우’의 것들이다. 처절하게 울부짖는 그녀의 얼굴, 너무도 친숙한 그녀의 몸짓, 꼭 친정 엄마와 같이 환하게 웃어주는 미소. 그녀가 울면 대중들은 함께 울고, 웃으면 함께 웃었다.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특화된 능력을 갖춘 덕이지만 단순히 ‘엄마’라는 수식어에 가둬두기엔 김해숙의 존재감은 차고도 넘쳤다.
그러나 독보적으로 소화하는 김해숙의 ‘엄마’ 이미지를 제작자들은 쉬이 둘 수 없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부터 ‘그래 그런거야’ ‘너의 목소리가 들려’ ‘무자식 상팔자’, 영화 ‘친정엄마’ ‘우리 형’ ‘해바라기’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엄마 역할로 분하며 그 안에서 오롯이 김해숙의 힘으로, 다채로운 결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2017년 10월, 김해숙이 자신이 지닌 저력을 모두 들고 곽경택 감독의 영화 ‘희생부활자’로 관객 앞으로 찾아온다.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
일찍 남편을 잃고 아들 진홍(김래원 분)만을 보고 살아가던 엄마 명숙 역으로 낙점됐지만 곽경택 감독은 김해숙 활용에 한 단계 더 변주를 꾀했다. 오토바이 강도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명숙이 7년 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섬뜩한 얼굴을 한 채 희생부활자(RV)로 살아 돌아와 더할 나위 없이 충격적이고 잔인한 면모를 떨친다.
우리가 김해숙에게서 익숙하게 읽을 수 있었던 초반의 다정한 엄마 모습에서, 아들을 향해 칼로 공격하는 등 일순간 돌변해 극의 긴장감을 상상초월의 고지로 이끌어간다는 전언이다. 예고편에서 공개된 바와 같이 불타오르는 눈으로 거침없이 액션을 휘두르다가도 괴이한 몸짓을 선보이는 김해숙은 기묘함까지 선사한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김해숙 역시 “예고편 속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 안에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하지만 김해숙은 색다르게 접근한 엄마 연기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해숙은 “이번에는 엄마이면서 희생부활자다. 너무 어려웠다. 엄마면서 이렇게 강렬한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젊은 배우들과 다르게 저는, 엄마라는 굴레라는 것에 갇혀 수많은 엄마를 표현해야 한다는 단적인 면이 있다”며 “작품에 임할 때마다 굉장히 많은 고민과 제 자신과 연기싸움을 하고 있다. 매 작품마다 운 좋게 잘 표현이 되는 것 같아서 이번 작품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중견배우로서의 속 깊은 고충을 조심스레 꺼내놓기도 했다.
곽경택 감독은 “명숙은 일반적인 엄마 캐릭터가 아니다. 목숨을 걸고 아들을 사랑하지만 아들의 목숨을 빼앗으려고도 하고 때로는 복수의 화신 같은 느낌도 있다. 이것을 다 감당해줄 수 있는 배우는 김해숙 씨뿐이라고 생각했다. 그간 자주 봐왔던 모습이 아닌데 연기를 하면서 전혀 어려워하지 않으셔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김해숙을 향한 믿음이 그 누구보다 확고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압도적인 연기력을 밑바탕으로 수많은 얼굴들을 스쳐보냈던 김해숙이 파격적인 스릴러의 주인공이 됐다. ‘희생부활자’ 속 그녀가 뿜어낼 열렬하고 뜨거운 새 얼굴을 관객들은 기대해볼만 하다. 10월 중순 개봉.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fn스타 DB, 쇼박스, 네이버 영화
압도적인 연기력을 밑바탕으로 수많은 얼굴들을 스쳐보냈던 김해숙이 파격적인 스릴러의 주인공이 됐다. ‘희생부활자’ 속 그녀가 뿜어낼 열렬하고 뜨거운 새 얼굴을 관객들은 기대해볼만 하다. 10월 중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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