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문제 해결 위해선 국제기구 활용 北 압박해야"
2017.09.14 17:41
수정 : 2017.09.14 22:30기사원문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단순한 인도적 차원이 아닌 인권적 측면에서 접근해 유엔 등 국제 인권기구를 활용, 북한 정권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산가족은 인간이 갖는 기본 권리인 '가족권'을 침해하므로 시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14일 서울 종로 서울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주최한 '남북 이산가족교류 활성화를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유엔인권고등판무관, 국제적십자위원회 등 국제 인권기구와 적극 협력해 이산가족 해결을 위한 대북 압박과 설득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교수는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에게 남북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대표 임명을 제안하거나 대북교섭을 촉구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또 매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되는 북한인권결의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관한 구체적인 대북 요구사항을 명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이산가족 문제를 실향민 문제로 접근하는 방법을 들며 "국제사회에서 남북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국제 이슈화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남북적십자회담과 민간채널을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제 교수는 "계속되는 북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이산가족의 가족권이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성사됐던 제3국을 통한 생사확인, 서신교환이나 상봉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정부가 이 과정에 필요한 예산을 증액해 이산가족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배석한 여현철 국민대 교수도 "북한엔 이산가족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적 카드였다"면서 "정부는 과거 정책에서 벗어나 유엔을 통해 북한에 공식 요구해 이산가족 문제가 북한의 카드로 전락하는 것을 미연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향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이산가족 문제의 국제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이산가족의 고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없어질 우리의 과거가 아니라 지구촌 사람들이 함께 기억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북적십자회담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면상봉, 화상상봉, 서신교환, 고향방문(성묘방문 포함)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