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회적기업' 돕는 전문 펀드 만든다

      2017.12.04 10:59   수정 : 2017.12.04 10:59기사원문
SK그룹이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돕는 전문 민간 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나선다.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를 그룹의 핵심 경영철학으로 삼은 최태원 회장의 또다른 실험이다.

SK는 4일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가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 참여로 우선 결성됐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통해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자본시장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결성된 펀드에는 SK의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원과 10억원을 우선 투자했다.
SK 관계자는 "사회적기업 펀드에는 현재 국내외 금융사가 투자를 검토 중이며 연말까지 130억원 규모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펀드 운용은 IBK투자증권이 담당한다. IBK투자증권은 중기특화 증권사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발굴과 성장,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SK 등이 투자한 사회적기업 전용 사모펀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와는 다른 자본시장을 국내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투자수익을 얻고 사회문제도 해결하려는 민간기업과 비영리단체(NGO),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사회적기업이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기존 사회적기업은 정부 예산이나 기업의 수혜적 지원으로 자금을 조달해 중장기 성장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회적기업을 평가할 기준과 재무정보가 부족해 투자를 결정하기 힘든 측면도 있었다.

이번 사회적기업 펀드는 투자 대상이 될 사회적기업 후보군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투자 대상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측정 시스템은 SK가 제공한다. SK는 지난 해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를 도입, 유의미한 사회적 가치를 생산한 사회적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SK는 사회적기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종잣돈’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시스템을 이번 펀드에도 적용했다.

‘투자신탁 1호’는 계약기간 동안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 재무적으로 성장한 수준, 투자 수익률 등 종합적인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투자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
SK는 사회적기업 펀드가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강조한 핵심 구조인 자본시장 조성이라는 측면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보고 자본을 투자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 생산과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회적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항수 SK그룹 홍보팀장(전무)은 "사회성과인센티브에 이어 이번에 조성한 펀드가 사회적기업을 위한 자본시장 형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SK는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자본시장을 확장해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퍼스트 무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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