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대기업 낙수효과 추세적 약화"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해 경제 전반에 이익을 확산한다는 '낙수효과'가 추세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산업연구원 조영삼 연구위원은 '대기업체제의 한계와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대기업체제는 더 이상 성장과 고용, 성장과 분배 간 선순환구조를 견인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대기업체제의 낙수효과에 대한 실증분석을 위해 2000~2014년 광업·제조업의 상시근로자 수 10인 이상 기업 전수 조사 자료와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연결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낙수효과는 이전에 비해 그 효과가 약화됐다. 또 대기업의 낙수효과 약화는 추세적이며, 이는 낙수효과에 의존한 성장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매출 증가가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단가인하 요구를 통해 낙수효과가 상쇄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서 조 연구위원은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 하에 구축된 한국의 대기업체제는 모든 자원 배분과 경쟁질서상 대기업 우선주의를 구조화시켰고, 이로 인해 소득 및 자원 배분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고착화됨에 따라 독과점화에 따른 불완전 경쟁,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으로 인한 폐해가 상존한다. 대기업체제 하에서 대기업 우선주의가 구조화됨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기회는 위축되고 성장 경로 및 구조의 왜곡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제언이다.

조 연구위원은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 판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판로 개척에 나서야 한다.

창의적·선도적인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