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물밑작업 맡은 서훈 유력… 패럴림픽 기간 파견 가능성

      2018.03.02 17:52   수정 : 2018.03.02 20:35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 김여정 특사(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 대한 답방 형식의 특사를 파견하기로 해 누가, 언제, 어떤 메시지를 갖고 방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2일 대북특사 파견계획을 다음주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조만간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대북특사 서훈.조명균 등 거론

문재인정부 초대 대북특사는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첫손에 꼽히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6회 만났던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대북특사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특사는 북·미 대화를 '중매'할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과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 원장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라인을 가동해 북·미 대화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 당시 2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만복 국정원장이 대북특사로 방북한 후 성사된 바 있다.

김대중정부 대북특사였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노무현정부 통일부 장관이었던 같은 당 정동영 의원은 서 원장이 적임자라고 밝혔다. 두 의원은 이날 각각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서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과 가장 많이 만나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고 했다.

통일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정부 내에서 남북회담 등 대북 경험이 많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우선순위로 꼽힌다.

조 장관은 대북업무를 공시 담당하는 주무부처 수장이어서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대북특사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 6.15 공동선언 실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북측의 의중을 파악해 백악관과 조율하기 위해 청와대 외교.안보 사령탑인 정 실장이 거론되기도 한다.

중량감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도 꼽히고 있다.

임 실장(당시 제3기 전국대학생협의회 의장)은 1989년 6월 30일 임수경씨를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대협 대표로 방북시킨 경험이 있다.

■이르면 내주초 발표…파견 중순 이전

대북특사 파견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평창동계패럴림픽 기간(3월 9~18일)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북·미 대화 분위기를 진전시키고 특사로 내려왔던 김여정 부부장 방남에 대한 속도감 있는 답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올림픽 기간 미뤘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다음달 재개될 예정이라는 점도 고려한 조치다.

대북특사는 북한이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미 대화에 응할 것을 요청하고, 남북정상회담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에서 언급한 비핵화 방법에 대한 북한 측 의견을 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선(先)핵동결·후(後)핵폐기'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 특사단이 규모나 급 면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랐지만 아직 서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 지금까지는 수인사를 한 셈"이라며 "지금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도 북한에 가서 최고위급 인사를 만나고 (공감대를) 조금씩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북특사는 자문단을 포함한 특사단으로 구성해 규모를 갖추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이번 특사는 김여정 특사의 답방 형식인 공개특사여서 정부 당국자가 하지 못하는 얘기를 자문단이 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자문단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거론된다.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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