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대 사열에 환영만찬까지… 김정은에 ‘국빈급 예우’
2018.04.23 21:18
수정 : 2018.04.23 22:08기사원문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걸어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보 이동'은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경의선 육로로 '노란색'으로 칠해진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역사적 순간의 '데자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보 이동부터 만찬까지
남북은 23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의전.경호.보도 분야 3차 실무회담을 열고 정상회담 당일 남측 취재진의 북측 지역 취재허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첫 만남 장면, 공식환영식, 정상회담, 환영만찬 등의 일정에 합의했다.
양 정상의 동선을 포함한 회담날 일정에 대한 모든 조율을 마쳤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부일정 비공개는 남북 간 합의사항"이라며 "세세한 내용은 회담 전날인 26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단연 김 위원장의 월경 모습이다. 청와대는 현재 김 위원장의 방남 방식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남측 기자단의 판문점 북측 지역 취재를 전격 허용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생중계상 북측 지역에서부터 취재하면 남북 정상의 첫 만남부터 공식환영식에 이르는 장면까지 훨씬 생동감 있게 전 세계에 타전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남북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올 경우 자유의집(우리측 지역)과 판문각(북측 지역) 사이에 있는 T1.T2.T3 건물 사잇길로 지나게 된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의 이동을 카메라에 담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북측 지역에서부터 남측 취재진이 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찍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내 판문각에서 군사분계선 쪽으로 내려올 텐데 남측 지역에서만 촬영하면 군사분계선에 다다랐을 때만 취재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판문각 일대에서 행보(行步)하는 때부터 생중계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도 도보 이동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의장대 사열 국빈급 예우…리설주 대동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위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 우리 땅을 밟는 김 위원장에게 '국빈급' 예우를 할 전망이다. 이에 공식환영식과 환영만찬도 약식이 아닌 국빈급으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환영식에서 우리 군 의장대 사열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타국 정상 방문 때는 의장대를 사열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최근 북한이 정상국가 면모를 강조해온 만큼 의장대 사열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앞선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만큼 답례 차원에서라도 의장대 사열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군 의장대 사열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국내적으로 논란의 여지는 있다.
환영만찬을 갖기로 한 대목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의 방남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리설주 여사는 앞서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 동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만찬을 즐긴 바 있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정상국가 이미지를 피력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함께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