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여군 하사와 불륜관계 맺은 대령·소령 해임 정당"
2018.05.22 10:35
수정 : 2018.05.22 10:35기사원문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는 육군 모부대 여단장인 임모 전 대령(51)과 작전참모인 문모 전 소령(41)이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지휘관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에게는 직무 성질상 강한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므로 상급자로서 지휘계통하에 있는 하급자에 대한 군기문란행위는 철저히 금지된다”며 “부하와의 불륜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뿐 아니라 군의 임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소속 부대원의 신뢰를 무너뜨리며 그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엄정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군기위반(불륜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징계 양정은 ‘정직’이나 원고는 자신의 부하 군인과 불륜관계를 가짐으로써 지휘관으로서의 임무를 위반하고 지휘체계와 군기를 무너뜨린 점에서 비위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성군기 위반행위에는 중대한 가중사유가 존재한다.
유부남인 임 대령은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여군 하사 이모씨(26)와 수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어 군기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2016년 2월 해임됐다. 같은 부대 소속 지원과장인 문 소령도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여군 하사 김모씨(27)와 수차례 성관계를 맺는 등 군기 문란을 이유로 2016년 2월 해임됐다.
이들의 불륜 사실은 김 하사의 남자친구가 문 소령을 강제추행으로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수사과정에서 김 하사는 문 소령이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허위로 진술한 것은 물론 진술 신빙성을 높이려고 임 대령도 이 하사를 성폭행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군 검찰은 김 하사의 진술을 토대로 임 대령과 문 소령을 '피감독자간음' 혐의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성폭행을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이에 육군은 불륜 사실만을 문제 삼아 파면처분을 내렸다가, 해임으로 감경해 처분을 내렸다. 반면 이 하사와 김 하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두 장교는 "불륜만으로 해임하는 것은 지나친 처분"이라며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부적절한 성관계를 한 것은 원고들만의 책임은 아닌데 육군은 이 하사와 김 하사에게 아무런 징계처분을 내리지 않았다"며 해임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위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