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재개발 이권 챙긴 조폭 중형

      2018.06.01 17:28   수정 : 2018.06.01 17:28기사원문
일명 '청량리 588' 성매매업소 일대 재개발 과정에 개입해 이권을 챙기고 업주에게 돈을 뜯어낸 폭력조직 일당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1일 공갈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신청량리파 두목 김모씨(66)에게 징역 10년과 추징금 6억3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또 부두목 김모씨(50)에게는 징역 4년6개월에 추징금 5억8350만원, 고문 이모씨(51)에게는 6년6개월에 추징금 6억307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두목 김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보호비 명목으로 28차례에 걸쳐 총 8400만 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집창촌 일대에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자 건축기사 자격증을 빌려 S종합건설회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재개발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청량리 588일대를 폭력조직으로 장악하고 S사를 재개발 공동시행자로 선정되게 한 뒤 재개발 사업 추진위원회 감사직을 맡았다. 김씨는 특정 업체에 철거 용역을 맡기는 대가로 17억5000만원, 특정 법무법인에 소송 위임계약을 맡기는 대가로 96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배임수재 혐의가 추가됐다. 또 김씨는 S건설사를 운영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받은 회삿돈 20억원을 직원 급여 등 명목으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신청량리파는 집창촌 재개발 보상금을 타내기 위해 조직원 등 명의로 업소를 운영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만들었고, 1개 업소를 여러 개 업소인 것처럼 나눠 보상비를 중복 청구하는 수법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업소당 최소 4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의 허위 보상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 지역 사업이 매우 특수해서 본인들이 아니면 사업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바꿔 말하면 우리 사회의 기본적 질서를 몰각한 것"이라며 "정비사업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해쳐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들은 '조직폭력배'라는 표현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다'는 취지로 변론하는데, 상식과 경험칙에서 말하는 조직폭력배는 실제 주먹을 휘둘러서가 아니라 정당한 권한과 적법한 절차가 아닌 위력을 행사하는 것도 해당하며 그런 영향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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