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 당분간 쉽지 않을 듯
2018.07.17 17:15
수정 : 2018.07.17 17:15기사원문
개성공단 정상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에 요청한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 신청 허가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남북경제협력팀장을 맡은 김경협 의원 등은 17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를 방문해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들과 만나 공단 재가동과 관련해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민주당 "입법권 갖는 경협특위 만들 것"
이날 간담회에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남북미 대화가 이뤄지면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남북 경제 협력을 국회 차원에서 미리 준비하고자 야당과 합의해 국회에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며 "비상설 위원회가 아니라, 입법권도 갖는 실질적인 위원회로 만들어서 남북경협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20대 하반기 국회가 구성되며, 야당에 '남북문제 만큼은 초당적으로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야당도 합의했다"며 "남북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분위기가 국회에 형성됐기 때문에 정부 여당으로서 더욱 노력해서 야당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방북 조차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이날 민주당 의원들 역시 이렇다 할 확답을 주지 못했다.
오는 18일 5당 원내대표들과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 원내대표에게, 개성공단 비대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개성공단이 시장경제 진입로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의회에 가서 꼭 말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알았다"며 짧게 답했다.
■개성공단 비대위 "보상이라도 먼저" 아쉬움 토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이번 정부 들어 세 번째로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했지만 아직도 답변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어 신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출발점은 개성공단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설물 점검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고, 이는 방북을 해야 준비할 수 있다. 남북경협의 새로운 방향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경협 의원은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다"면서도 "공단이 중단되기 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민주당도 차근차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개성공단이 재개 됐을 땐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남북교류협력법 등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데, 국회에서 제도적인 정비 방안도 점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개성공단 기업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비대위원은 "개성공단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만큼,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대한 기본적인 보상이라도 먼저 해달라는 말을 했는데, 원론적인 답변만 있었다"고 토로했다.
비대위 관계자들은 간담회 이후 "보상 요청에 앞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라도 요청해야겠다"며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