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명절 음식… '속 편한' 추석 보내려면
2018.09.20 18:11
수정 : 2018.09.20 18:44기사원문
올해 추석은 연휴가 5일이나 된다. 연휴가 길면 들뜬 분위기로 생활리듬이 깨지는 것은 물론 갈비, 전, 떡 등 고지방, 고열량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인경 교수는 20일 "평소와 다른 생활패턴과 상대적으로 신체 활동도 감소해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며 "특히 만성질환자는 명절 연휴에도 꾸준한 식사조절, 운동 등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칼로리 명절음식 섭취 주의해야
명절 음식들은 고칼로리인 경우가 많다. 한 끼 칼로리를 살펴보면 갈비찜 작은 것 2토막에 284㎉, 잡채 0.5인분에 148㎉, 전유어 2조각에 160㎉, 쇠고기산적 꼬치 2개에 140㎉이다. 여기에 밥 한 공기를 섭취하면 300㎉가 더해진다. 이 정도만 섭취해도 과도한 열량을 섭취한 것이다.
따라서 갈비찜, 잡채와 같은 고칼로리 명절 음식을 먹기 전에 나물, 채소, 나박김치 등 저칼로리 음식을 먼저 먹도록 한다. 식이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을 주므로 과식을 방지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최문영 교수는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급성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먹기 전에 미리 알맞은 양의 음식을 개인 접시에 담아 자신이 먹는 양을 파악하면서 섭취하는 것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사 후에 간식으로 먹는 송편은 대략 4개에 248㎉, 식혜 반잔은 104㎉, 곶감 2개 150㎉, 약식 4개에 250㎉이다.
술도 열량이 높다. 영양가 없는 고칼로리인 술은 청주 한 잔(50cc)에 60㎉ 정도로 5잔만 마시면 밥 한 공기 칼로리가 된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음식섭취에 더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과식을 하면 체내에서 신속히 단순 당으로 대사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간다. 또 잉여 영양분이 지방 형태로 축적돼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과일 1회 적정 섭취량은 50㎉로, 사과 반쪽이나 배 3분의 1 쪽 정도만 섭취하도록 한다. 또 당뇨병 환자들은 배탈, 설사도 조심해야 한다.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한 저혈당이나 고혈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는 폭식으로 체중이 늘면 혈압을 더 올릴 수 있고 콜레스테롤 과다 섭취는 동맥경화증을 더 진행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싱겁게 먹고 지방 함량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콩팥병 환자는 콩팥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몸 속의 노폐물을 배출하기 힘들다. 이 환자들은 단백질과 나트륨이 적은 음식으로 소식하면서 식사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 기능이 약한 사람은 칼륨이 많이 포함된 과일만 섭취해도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감각이상, 반사저하, 호흡부전, 부정맥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연휴 기간에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국번없이 129(보건복지콜센터)나 119(119구급상황관리센터)로 전화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바로 안내 받을 수 있다. 응급의료포털 홈페이지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도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한다. 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응급의료정보제공'도 사용자 위치 근처에서 운영 중인 응급실, 병·의원의 위치와 진료시간, 진료과목 등 구체적인 사항을 알려준다.
■'고맙다' 따뜻한 말로 명절증후군 극복
명절에는 '명절증후군'을 겪는 사람도 늘어난다. 아이들을 챙기고,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여성 뿐 아니라 교통체증과 장거리 운전을 책임지는 남성에게도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사람을 심리적으로 긴장시키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어 사소한 말 한마디가 화(火)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종우 교수는 "아내는 운전하는 남편에게, 남편은 음식 장만하는 아내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해 주고 서로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맙다', '수고했다'라는 진심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명절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가장 큰 명약"이라고 조언했다.
또 멀리 떨어져 지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기존에 겪던 갈등을 대화 주제로 삼지 말고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이완시키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연휴 때는 평소와 다른 일정으로 피로가 쌓이고 정신적으로도 약간의 흥분상태이므로 몸의 정상 리듬이 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연휴 후 심한 피로와 업무 공백 등 후유증 해소를 위해 적절한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명절 피로의 대부분은 수면 부족과 일상의 규칙적 생활리듬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새벽이나 야간에 장거리 이동을 하고 친지와 술자리나 놀이로 평상시 보다 늦게 자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여자들은 명절 내내 부엌에서 긴장하며 일을 하다 보면 피로가 쌓일 수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연휴 후 생활리듬을 찾으려면 아침에는 반드시 평소 기상시간을 지켜야 한다"며 "졸리면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거나 참기 어려운 정도면 10~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낮잠이 1~2시간 이상 길어지면 오히려 밤 수면을 방해하고 수면리듬을 해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연휴 후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체가 적응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두도록 한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집에 일찍 들어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 출근한 첫 날은 가급적 무리가 되지 않게 과음, 과식을 피하고 점심 식사 후 건물 밖에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