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몰카범 취급” 불쾌…‘불법촬영 OFF’ 캠페인 논란

      2018.10.17 17:09   수정 : 2018.10.17 17:09기사원문

경찰이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불법 촬영에 대한 인식 제고와 반대 의사 표현을 위한 '불법촬영 OFF'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을 들고 있어도 잠재적 범죄자냐"는 남성들의 반발에 부딪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이는 '불법촬영 OFF' 스티커를 휴대폰 카메라 부위에 붙여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불필요한 오해 막자는 취지.. 유명인들도 동참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3일부터 '불법촬영 OFF' 액정 클리너를 제작·배포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최근 불법촬영·유포 등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긴 사회적 불안과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카메라 OFF' '불법촬영물 OFF'라는 메시지와 그래픽을 통해 '당신을 위해 나의 카메라를 잠시 OFF해 불법촬영 반대 캠페인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불법촬영 OFF' 액정클리너는 반영구적 스티커식으로 휴대폰 후면에 부착해뒀다가 필요 시 떼어서 휴대폰 카메라 부위에 부착하거나 액정을 닦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대중교통이나 다중이용 시설 등에서 스마트폰 사용시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불법촬영 근절 CM송과 유명인들의 동참 사진·영상 등을 컨텐츠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제작된 '불법촬영 OFF' 액정클리너 4만9000개는 경기북부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지하철역, 지역 축제장 등을 통해 무상 배포하고 있다.

최근 김대희, 김승우, 김지석, 박근형, 홍여진, 최양락·팽현숙, 엄홍길, 양상국, 양선일, 송영길, 정웅인, 김인권씨 등 각계 각층의 유명인사들이 이번 캠페인에 동참했다. 또 경찰은 지난 12~14일 자라섬에서 열린 뮤직페스티벌에서 '#배려하고 싶을 때' '#카에라에 부착' 등의 해시태그를 내걸고 캠페인 홍보 활동을 벌였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 불쾌"… "과잉 해석 말아야"

'불법촬영 OFF' 캠페인이 알려지자 MLBPARK, FM코리아, 클리앙 등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는 해당 캠페인에 대한 비난 글이 쇄도했다. 이제 휴대폰만 들고 다녀도 잠재적 몰카범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주된 내용이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모든 스마트폰 보유자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만드네", "그냥 스마트폰에 카메라를 없애라", "진짜 저거 하라는대로 붙이면 다음은 눈가리개 나눠줄 거다", "세금낭비도 가지가지 한다"등의 댓글을 달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실제 몰래카메라 등 범죄 사용을 줄이기 위해 휴대폰 촬영음을 강제하고 있는 국가도 한국과 일본 뿐이다. 물론 스마트폰이 발달하고 무음카메라 앱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됐지만, 스마트폰으로 불법촬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티커를 붙여 카메라 렌즈 부분을 막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남성들이 캠페인 취지를 제대로 이해 못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찰 관계자는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법제화하거나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오해를 방지하고 상대방에게 안심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경우 사용하자는 취지"라며 "스티커를 안 붙인다고 해서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은 과잉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보활동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설명을 잘했다"며 "스티커를 액세서리로 붙이고 다니는 경우도 많아 내부 직원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이고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걸 시도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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