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와 북한을 보라" 외치지만 … 하원은 패할듯
2018.10.21 17:24
수정 : 2018.10.21 17:24기사원문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2018 중간선거는 지금으로서는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은 상원을 수성하는 결과가 예상된다.
당원들의 열정, 예비선거 참여도, 선거자금, 중도층 유권자의 반(反)트럼프 정서 등 전반적 상황은 민주당에 유리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 또한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간선거에서 한 정당이 하원 의석을 대폭 늘리고, 다른 정당은 상원 의석을 추가하는 이례적 상황이 1970년 이후 처음 펼쳐질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로서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보고 누락 의혹,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과거 성추문과 관련된 공식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 감세조치의 무효화 입법 요구도 제기될 전망이다. 뮬러 특검을 통해 러시아의 2016년 대선개입과 트럼프 캠프 간 연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하원에서만 다수당을 차지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오바마케어 폐지 같은 보수적 입법은 불가능해진다.
■상원, 공화당 우위 구도
이번 선거에선 상원 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1이 약간 넘는 35명을 선출한다. 임기는 6년이다. 민주당이 26석을 지켜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데 비해 공화당은 9개 의석만 방어하면 된다.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제3의 길(Third Way)'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상원의 판도는 13개 경합주 선거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이 중 10개 주에서 승리했다. 이 가운데 노스다코타 등 9개 주의 현역 의원은 민주당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공화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9개 경합주 의석을 모두 방어하고, 공화당으로부터 2개 의석을 빼앗아야 한다.
그러나 언론들은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약간 늘려 현재 51대 49인 우세 구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에 의하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세가 강한 노스다코타의 민주당 현역 의원 하이디 하이트캠프는 도전자인 공화당의 케빈 크레이머에 8.7%포인트 뒤졌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공화당이 상·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만약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상원을 장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하원 다수당이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상원은 연방법관과 주요 정부인사들을 단독 인준한다.
■민주, 하원 다수당 될듯
중간선거에선 임기 2년인 435명의 하원 의원을 전원 재선출한다. 대부분의 선거전략가와 언론들은 공화당이 강조하는 양호한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를 기정사실화 한다. 대도시권의 고학력·중도성향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민주당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경합지역의 높은 여성 유권자 비율도 민주당에 유리하다. 성추문에 휩싸인 캐버노 대법관 인준은 공화당에 대한 여성 유권자의 거부감을 심화시켰다. 블룸버그는 이번 선거에서 경제보다 '트럼프 영향'이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435개 하원 선거구 가운데 108개 지역이 경합지역이며, 특히 '박빙'인 31개 선거구 중 29개는 공화당 의원들이 방어하는 지역이다. 다른 12개 중요 경합지는 이미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역사적 데이터도 민주당에 유리하다. 여당은 남북전쟁 이후 38차례 중간선거에서 무려 35회나 하원 의석을 상실했다. 1946년 이후 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50%를 밑돈 경우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평균 37개 의석을 상실했다.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자금에서도 여유를 보인다.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따르면 60명의 민주당 후보들이 3·4분기에 각기 100만달러 넘는 후원금을 모금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200만달러 넘는 후원금을 거뒀다.
이런 중간선거 결과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2년 국정운영 방향이나 2020년 대선 재선 가도 항방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힘을 얻을 경우 기존 트럼프식 대북협상 방식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추동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일각에선 민주당 역시 북·미 대화에 의지가 있는 만큼 선거 결과가 큰 변수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