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재계와도 인연 깊은 '아버지 부시'…직간접 조문 이어질듯
2018.12.01 16:51
수정 : 2018.12.01 16:51기사원문
기업인 출신인 데다 아들까지 대통령을 지낸 만큼 한국 재계에서도 '부시 집안'과 돈독한 친분을 가진 그룹 총수가 여럿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최근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가 확정되면 직간접 조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전 대통령 집안과 가까운 국내 그룹 총수로는 풍산 류진 회장이 가장 먼저 꼽힌다. '미국통'인 류 회장은 선친인 류찬우 회장이 방위산업을 통해 미국 군부 및 공화당 인사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부시가(家)와 교류를 가져왔다.
부시 전 대통령의 방한을 여러 차례 주선한 것은 물론 수시로 연락하면서 미국 방문 때는 골프 회동도 꾸준히 이어갔으며, 특히 류 회장의 부인이자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딸인 노혜경씨도 부인 바버라 여사와 친분이 있었다.
한미교류협회 초대 회장으로 미국 정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져온 한화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01년 '아들 부시'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직접 참석하는 등 부시 집안과 가깝다.
최근 전격적으로 경영 일선 퇴진을 선언한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과거 방미 때 부시 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하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이메일을 주고받을 정도로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부시 전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시 집안과 '연'을 맺었다. 이건희 회장은 텍사스 오스틴 공장 준공식 등을 계기로 부시 전 대통령과 몇차례 만나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으며, 특히 지난 1992년 2월에는 재임 중이던 부시 전 대통령을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40분간 단독 면담하고 미국 내 투자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부시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11월 현대차 아산 공장을 직접 방문한 데 이어 2005년 6월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정 회장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SK그룹은 부시 집안과 대(代)를 이은 인연이 있다. 최태원 회장과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한미 우호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받았다. 모두 2대에 걸친 수상이다.
이밖에 과거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았던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도 부시 전 대통령과 여러차례 만났으며, 고(故)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도 지난 1999년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의 만나는 등 인연이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인연'이 있는 그룹에서는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 직간접 조문 의사를 밝혔다. 대부분 조전을 발송하거나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바버라 부시 여사가 별세했을 때 직접 장례식에 참석했던 풍산 류진 회장은 이번에는 아직 조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산 관계자는 "부시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회사 차원이 아니라 회장 개인과 관련된 일이며 아직 조문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말했다.
한화, 코오롱 등 주요 그룹 관계자도 "별세 소식이 오늘 전해졌기 때문에 당장 조문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조전을 발송하는 한편 현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조문 방식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